브랜드의 진정성과 단단한 철학은 얼마나 중요한가
우리는 수많은 브랜드에 둘러싸여 살아갑니다. 어떤 브랜드는 최고의 품질을, 어떤 브랜드는 가장 혁신적인 기술을 약속합니다.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물건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가치와 신념에 부합하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지지합니다. 그런데 여기, 그 흐름 속에서 조금 더 근원적이고 대담한 가치를 팔겠다고 나선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행복’입니다.
박신후 작가의 "행복을 파는 브랜드, 오롤리데이"는 이 약속이 어떻게 한낱 구호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단단한 철학으로 자리 잡았는지를 보여주는 진솔한 항해 일지입니다. 책은 브랜드의 성장 과정을 한 척의 배에 비유합니다.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했던 위태로운 ‘카약’ 시절을 지나, 더 많은 것을 시도하다 ‘화려하게 침몰할 뻔했던’ ‘통통배’ 시기를 거칩니다. 그리고 마침내 뚜렷한 방향을 잡고 나아가는 ‘돛단배’를 거쳐, 더 많은 사람을 태우고 행복의 목적지로 향하는 ‘크루즈’를 꿈꿉니다. 이 비유는 단순히 재치 있는 표현을 넘어, 성공 뒤에 가려진 수많은 고난과 시행착오의 무게를 짐작하게 합니다.
이 책이 독자의 마음을 끄는 가장 큰 힘은 바로 그늘을 숨기지 않는 정직함에 있습니다. 매끄럽게 포장된 성공 신화 대신, 재정적 위기와 제품 불량, 팀원들의 번아웃처럼 쓰라린 실패의 경험들을 가감 없이 드러냅니다. 이러한 실패의 기록들은 단순한 고생담이 아닙니다. 오히려 브랜드의 철학이 현실의 파도 속에서 어떻게 시험받고 단련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오늘날 ‘진정성’이라는 단어는 너무 흔하게 사용되어 그 의미가 닳아버렸지만, 이 책은 진정성이란 안락한 구호가 아니라, 고통스러운 자기 성찰과 값비싼 대가를 치르며 얻어내는 것임을 증명합니다.
오롤리데이라는 브랜드가 발견한 가장 중요한 원칙, 그리고 이 책의 핵심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행복은 안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밖으로 행복을 이야기하고 판매하려면, 그 행복이 먼저 조직 내에 강물처럼 흘러야 한다는 단순하지만 어려운 진리입니다. 이들은 고객을 ‘팬’으로 만들기 위해, 먼저 함께 일하는 팀원들의 행복을 가장 중요한 경영 지표로 삼았습니다.
글로벌 팬덤을 구축한 방탄소년단(BTS)의 사례에서 깊은 관계 맺기의 중요성을 배우고, 구글의 성과 관리 시스템인 OKR을 도입해 투명한 소통 문화를 만든 것은 단순히 선진적인 경영 기법을 흉내 낸 것이 아닙니다. ‘행복을 파는 사람들’이 먼저 행복해야 한다는, 브랜드의 존재 이유와도 같은 핵심 철학을 지키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었습니다.
물론, 이 책이 모든 창업가와 브랜드를 위한 성공 설명서가 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오롤리데이의 이야기는 창업자 개인의 강한 신념과 철학이 조직의 DNA 그 자체가 된, 매우 특수하고 개인적인 사례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책을 ‘성공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한 교과서로 읽는다면 그 핵심을 놓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 책의 가치는 복제 가능한 모델을 제시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신념을 지키며 일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질적인 실행으로 보여준다는데 있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