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이 필요한 시대

[거리의 현대사상] by. 우치다 타츠루

by 북구리








상상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분방한 공상을 즐기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분방한 공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의 빈약함과 한계를 염려하는 일’이다. (분문 중)











현대 철학은 흥미롭긴 하지만, 난해하고 일상과 동떨어진 학문으로 여겨지곤 한다. <거리의 현대사상>은 이러한 거리감을 저자 특유의 유쾌하면서도 참신한 시선으로 좁혀 나간다. 이 책은 이직, 아르바이트, 결혼, 월급, 학력 등 우리가 실제로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과, 그에 대한 저자의 답변을 담아냈다. 거창한 이론 대신 저자와 나누는 대화를 통해, 독자는 더 깊고 다양한 사유의 순간들을 경험할 수 있다.






상상력이 필요한 시대


우리는 살면서 각자 자신만의 답을 갖고 산다. 그리고 그것은 대개 자신의 해석과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렇게 우리는 쉽게 나의 세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이 책을 읽으며 속으로 가장 많이 되뇐 말이다. 저자는 경계 없는 사고와 대담한 발언으로, 나의 세계에 조금씩 균열을 일으켰다.


책 속에서 윤리란,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타인의 입장을 말하면서도 사실은 자신의 생각을 전할 뿐이기 때문이다. 즉 이것 또한 나만의 세상일 수밖에 없다. 저자는 그러므로 우리에겐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순간이동이나 투시와 같은 허무 맹랑한 생각이 아니라, 나를 벗어나는 일이다.


요즘 세상은 서로를 향한 갈라 치기와 혐오가 넘쳐난다. 왜 이렇게 변질되었을까. 모든 세상 사람들이 나 같고, 또 나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직된 사고에서 비롯된 건 아닐까.


그러므로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공감이나 이해가 아닌, 상상력일지 모른다. 나를 벗어나는 것. 경계를 넘나드는 것.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닌, 이해되지 않고 공감되지 않더라도 우선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렇다.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나의 세계를 허무는 창조적인 상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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