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살아가는 삶이란

[가장 젊은 날의 철학] by. 이충녕

by 북구리









희망에 부풀어 무거운 마음을 먹을 때마다 카뮈의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잊힐 헛된 시도를 하는 거라고요. (본문 중)













‘지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이렇게 사는 게 맞을까’. 오늘날 현대인들은 열린 가능성이란 희망적 메시지 아래, 무수한 선택과 결정 앞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가장 젊은 날의 철학>은 실존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수많은 갈림길 앞에서 불안에 떨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위로와 신선한 깨우침을 건넨다. 때로는 친한 친구처럼, 때로는 다정한 선생님처럼 말을 건네는 저자의 필담은, 이 시대를 힘겹게 건너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조용하지만 단단한 격려와 용기가 되어준다.






그저 살아가는 삶이란


희망도, 낙담도 없이 살아간다는 건 어떠한 삶일까. 책에서 자주 언급된 카뮈의 실존 철학을 읽으며 자연스레 이런 질문을 떠올리게 되었다.


우리가 장래 희망이나 꿈을 갖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과거엔 지금과 같은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았고, 당장 먹고사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삶이 과거에 비해 더 나아졌다고 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선택권과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시대 안에서 삶의 비극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듯하다.


왜 우리는 이토록 문명을 누리면서도 흔들리는 걸까. 어쩌면 발전한 문명만큼 자아가 비대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이제는 한없이 펼쳐진 선택지 중에서 무언가를 골라야 하는 것도, 그에 대한 무한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도 전부 ‘나’의 몫이 되었다. 그저 주어진 일을 하면 됐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모든 것이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책은 카뮈의 철학을 빌려 말한다. 희망과 욕심을 내려놓음으로써 두려움에서 벗어나자고. 의미 있는 성공을 좇지 말자고. 사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아무리 계획하고 결단한다고 해도 우리의 뜻대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생은 본질적으로 부조리하다는 것을.


어쩌면 우리는 너무나 많은 짐을 짊어지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매 순간 선택을 강요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노력하고 계획하되, 그것에 얽매이지 말자. 우리 모두는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한 삶의 굴레 속을 흐르는 물이니까. 그러니 다시 한번, 너무 희망하지도, 낙담하지도 말자. 그저 함께 살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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