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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비문학

워런 버핏이 막대한 현금을 가지고 있는 이유

버핏의 투자 방법 '워런 버핏 바이블'

by 어투독

오늘 소개할 책은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하기 전에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하는 ‘워런 버핏 바이블’입니다. 사실 버핏이 직접 집필한 책은 없습니다. 이 책 역시 버핏이 매년 보내는 주주서한을 토대로 만들어진 책이죠. 특별한 점이 있다면 주주서한의 내용들을 주제별로 나눠서 옮겼다는 점입니다. 저 역시 가장 먼저 읽은 투자서는 버핏에 관한 책이었습니다. 지금 생각 보면 행운이었습니다. 가치 투자를 하던 모멘텀 투자를 하던, 심지어 투자를 하지 않던 버핏의 지혜는 큰 도움이 됩니다. 투자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는 상태라면 더욱 그렇죠. 앞으로 이어나갈 투자에 분명히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투자란?

먼저 버핏과 버크셔가 내리는 투자의 정의를 보면, ‘장래에 더 많이 소비하기 위해 현재의 소비를 포기하는 행위’입니다. 나보다 돈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해 늘려줄 수 있는 곳에 현재의 자금을 이전하는 행위이죠. 이런 투자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물가 상승으로 인해 나의 소비력은 감소합니다. 예를 들면 지금 빅맥 10개 먹을 돈을 은행 예금에 넣어놓았다가 10년 뒤에 찾으면 물가 상승으로 인해 빅맥 5개도 먹지 못한다는 말이죠. 따라서 버핏은 주식투자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투자자의 기질

그렇다면 투자를 하기 위한 기질이 따로 있을까요? 버핏과 멍거는 인내심과 유연성을 꼽습니다. 그중에서도 버핏은 인내심을 강조합니다. 사람들이 시장의 고점에서 매수를 하는 것은 인내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말이죠. 버핏은 여기서 이렇게 말합니다. “IQ가 나보다 30이나 낮은 이웃이 주식으로 돈 버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처럼 고통스러운 일도 없을 것입니다. 결국 사람들은 유혹에 굴복하고 맙니다.” 만약 인내심이 바닥날 것 같은 상황이 온다면 버핏의 다음 말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투자할 때 비관론은 우리의 친구이고, 도취감은 우리의 적입니다.” 버핏은 투자를 야구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시장이라는 투수는 매일 같이 투자자라는 타자를 향해 가격이 적힌 공을 던집니다. 하지만 인내심을 발휘하십시오. 놀랍게도 이 게임에서는 삼진 아웃이 없습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겁에 질린 투수가 공을 이상하게 던지고, 외야수가 졸고 있을 때가 바로 방망이를 휘두를 때입니다. 바로 시장이 폭락하는 때이죠. 폭락에 대한 버핏의 말을 들어보죠. “진정한 투자자에게는 시장 폭락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습니다. 주가가 터무니없이 내려갔을 때 여유 자금이 있다면 투자자에게 공포감은 친구이고 행복감은 적입니다.” 이어서 이렇게 말합니다. “약 10년마다 먹구름이 우리 경제를 뒤덮고서, 잠시 금을 비처럼 퍼부을 것입니다. 이때는 반드시 티스푼이 아니라 빨래통을 들고 밖으로 뛰어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할 것입니다.” 이것이 버핏의 버크셔가 항상 200억 달러의 현금을 가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10년에 한 번 오는 기회에 티스푼을 들고나가야 된다면 곤란하겠죠. 버핏이 저축을 강조하고, 현금을 중요시하는 이유입니다. 현금 유동성은 절대적인 이점이라고 버핏은 말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인내심이 부족한 투자자에게는 현금유동성이 저주가 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공이 날아오지 않을 땐 걸어 나가더라도,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을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기업 선별 기준

그렇다면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할까요? 버핏이 흥미를 느끼는 기업에 대해서도 나옵니다. “찰리와 내가 찾는 기업은 우리가 그 사업을 이해하고, 장기 경제성이 좋으며, 경영진이 유능하다고 믿을 수 있고, 인수가격이 합리적인 기업입니다. 위대한 기업이 되려면 항구적 ‘해자’를 보유해야 합니다. 해자를 계속 다시 만들어야 한다면 해자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리해 보죠. 1) 사업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2) 장기 경제성이 좋아야 한다. 이 말은 향후 5년 정도의 이익을 추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3) 경영진이 유능하며, 4) 합리적인 가격이어야 한다. 5) 경제적 해자가 있어야 한다. 버핏은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을 좋아합니다. 해자란,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을 둘러서 파 놓은 구덩이를 말합니다. 구덩이 안에 물이 있고 악어까지 있다면 강력한 해자가 되겠죠. 예를 들어 압도적인 브랜드 파워를 가진 기업이라면 강력한 해자를 가진 기업일 겁니다.


효율적 배분

마지막으로 책을 관통하는 한 가지 키워드를 꼽아봤습니다. 바로 효율입니다. 자본이든, 인력이든, 능력이든 비효율적인 곳에서 효율적인 곳으로 재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버핏은 자신이 하는 일을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앞서 살펴본 투자의 정의 역시 자본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곳으로 옮겨놓은 거죠. 버크셔의 주력 사업은 보험업입니다. 피보험자는 미래에 발생할 수도 있는 사건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사에 매월 또는 매년 돈을 지급합니다. 따라서 버크셔에는 항상 현금이 들어옵니다. 이런 막대한 자금을 더 효율적인 곳에 재배치하는 겁니다. 더 효율적인 곳이라 하면 상장되어 있는 주식이 될 수도 있고, 기업 인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자회사에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버크셔의 이런 구조가, 즉 자본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할 수 있는 구조가 버크셔의 성공 원인 중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자금뿐만 아닙니다. 책에서 찰리는 유능한 농구코치 우든의 기법을 언급합니다. 우든은 가장 훌륭한 선수 7명에서 경기 출전 시간을 전부 몰아주었습니다. 그래서 그 7명의 실력은 계속 늘어났습니다. 한마디로 항상 최고의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하도록 한 겁니다. ‘효율적인 배치’ 측면에서 앞에선 돈을 봤다면, 여기선 사람의 능력입니다.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일을 몰아주는 식으로 능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했습니다. 버크셔의 경우에는 가장 뛰어난 선수 한 명에게 경기 출전 시간을 몰아주었습니다. 바로 버핏이죠. 심지어 농구와 같은 운동실력과는 다르게 버핏의 투자 실력은 나이가 들수록 늘어났습니다. 버크셔의 자회사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버크셔는 누구보다 회사를 위하며, 잘 알고, 이미 성공시킨 창업주 또는 경영자에게 정년퇴직이 없는 경기 출전 기회를 몰아주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인력 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정리해고를 악으로 생각하지만 버핏은 기업에는 적정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음이 버핏의 말입니다.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두 사람에게 맡기지 않습니다. 나도 가능하다면 변화를 피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1인당 소비를 늘리는 유일한 방법은 1인당 생산성을 높이는 것뿐입니다. 사람들은 해고를 두려워하지만, 과거 농사짓던 사람들이 모두 일자리를 유지했다면 미국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 생산성, 효율이라는 키워드가 나온 김에 여기서 버핏이 인공지능에 대해서 언급한 부분도 보겠습니다. “인공지능 탓에 일부 분야에서는 일자리가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당 근로시간은 확실히 감소할 것입니다. 이른바 생산성 향상에 대해 세계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러면서 버핏은 인공지능을 자유 무역에 비교했습니다. 사회 구성원 대다수에게는 혜택을 주었지만 몇몇에게는 피해를 주었다는 점에서 ‘자유무역’과 ‘인공지능의 대중화’를 유사하게 평가한 겁니다. 따라서 ‘자유무역’에서든, ‘인공지능의 대중화’로 인해서든 피해를 입는 노동자들을 미국 정부가 돌봐야 한다고 말하죠. 그렇다면 멍거는 어떻게 평가했을까요? “우리는 엄청난 생산성 향상에 잘 적응했습니다. 생산성 향상이 연 25%에 이르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연 2%에도 못 미친다면 걱정해야 합니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생산성 저하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인생에 대해

처음에 말했듯이 이 책은 투자에 관해서 분만 아니라 경영, 그리고 특히 인생을 대해는 태도에서도 배울 점이 많습니다. 먼저 버핏의 ‘겸손’에 대해서 보면, 버핏은 항상 능력 범위를 강조합니다. 자신의 능력 범위를 알고 그 안에서 반드시 그 안에서 움직 여아 한다고 말하죠. 멍거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유리합니다.” 또 멍거는 후회하는 것이 있냐는 주주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돌아보면, 돈을 더 많이 벌지 못한 것이나 더 유명해지지 못한 것은 후회되지 않습니다. 더 빨리 현명해지지 못해서 유감스러울 뿐입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내 나이 92세에도 여전히 무식해서 배울 것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우리가 계속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더 중요한 점은 우리가 과거에 배운 것을 잊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버핏과 멍거가 젊은이들에게 해준 조언으로 마치겠습니다.

멍거: 가끔 다시 90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93세가 되기 전에 하세요.
버핏: 세상에 나가면 여러분이 하고 싶은 일을 찾으십시오. 한두 번 만에 찾지는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런 노력을 미루지는 마십시오. 키르케고르는 말했습니다. 인생을 평가할 때는 뒤를 돌아보아야 하지만, 인생을 살아갈 때는 앞을 보아야 한다고, 사람들은 인생을 어느 정도 다시 구성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인생에는 다시 구성할 수 없는 일도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어떤 일을 할 때 기분이 좋은지 생각해 보고 적어도 그 방향을 유지하도록 노력하십시오. 인생에는 행운도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불운도 어느 정도 발생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https://youtu.be/K8L2JnIeWwI?si=pyNtuKN0-1YEx91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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