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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비문학

틀렸습니다. '중요한 건 무엇이 변하지 않을까?'입니다

모건 하우절 '불변의 법칙'

by 어투독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앞으로 10년 동안 무엇이 변할 것 같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변할까?'가 아니라 '무엇이 변하지 않을까?'입니다." 베조스는 미래에도 여전히 고객들은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을 원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두 가지를 유지하는데 집중했다.

이 책의 주제는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1000개의 평행 우주가 존재한다면 그 모두에서 변함없이 참인 것은 무엇일까? 저자 모건 하우절은 그런 변함없는 법칙 23가를 소개하고 있다. 몇 가지를 같이 보도록 하자.

기업가이자 투자자인 나발 라비칸트는 이렇게 말했다 “1000개의 평행우주가 존재한다면 그중 999개에서 부를 쌓을 줄 아는 사람이 돼라.


인간의 양면성

어떤 한 가지에서 비정상적으로 뛰어난 사람은 다른 어떤 것에서는 비정상적으로 형편없는 경향이 있다. 마치 그들의 뇌에는 지식과 감정을 수용하는 용량이 제한 도어 있어서 한 부분이 비정상적으로 뛰어나면 다른 부분이 희생되는 것 같다.

존 보이드는 미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전투기 조종사다. 그의 통찰은 단순했다. 전투기의 속도보다는 얼마나 신속하게 회전할 수 있는지가 전술적 우위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보이드의 이런 관점은 전투기 설계방식 마저 바꾸었고 미군 역사상 가장 영향력이 높은 전문가가 되었다. 하지는 그는 군 내부에서는 무시를 당했다. 그 무례하고 변덕스럽고 참을성이 없고 반항적이어서 상관에게 소리를 지르고 화가내서 격납고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대령 두 명은 그의 진급을 막으려고 까지 했다. '미군 역사상 가장 뛰어난 전투기 조종사'와 '상관에게 반항하는 군인' 어떤 것이 진정한 보이드일까? 정답은 둘 다이다. 보이드가 탁월할 수 있게 만든 특성은 그가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이런 특성은 조직생활에는 맞지 않다. 기존의 관념을 무시하는 그의 특성은 조직의 관습마저도 무시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독특하지만 훌륭한 특성을 가진 사람은 독특하지만 훌륭하지 않은 특성도 함께 갖고 있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대표적이다. 사람들은 천재적이고 대담한 비전가로서 머스크를 좋아만 독선적으로 행동하는 머스크는 싫어한다. 하지만 그 두 모습을 분리할 수 없다. 머스크를 성공시킨 요인이 바로 그를 독선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32살에 GM과 포드, 나사와 동시에 경쟁할 생각을 할까? 머스크는 오만한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자신에게 한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화성에 핵폭탄을 터뜨려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사람. 화성에 인간을 이주시키는데 개인돈을 쓰는 사람은 본인의 과장된 언행이 부르는 피해를 걱정하지 않는다. 이 세상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일 확률이 99.9999%라고 말하는 사람은 주주에게 비현실적인 약속을 하는 것을 신경 쓰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성공한 기업 또는 위대한 국가의 리더가 될까? '단호하고 낙관적이고, 노라는 대답을 허용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무조건 확신하는 사람'이다. 어떤 사람이 무모한 열정으로 도를 넘어서고, 욕심에 휩싸이고 남들 눈에는 뻔히 보이는 리스크를 무시할까? '단호하고 낙관적이고, 노라는 대답을 허용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무조건 확신하는 사람'이다. 교훈은 이렇다. 닮고 싶은 사람을 발견했거든 그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닮고 싶은 것인지, 특정한 면만 닮고 싶은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인간은 누구나 양가적인 면이 있다.


뛰어난 스토리가 승리한다

1963년 8월 28일 마틴 루터킹 목사는 링컨 기념관 앞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 섰다. 준비해 온 연설문을 읽고 그에게 3미터쯤 떨어진 곳에 있던 가수 마할리아 잭슨이 소리쳤다. "사람들에게 꿈 이야기를 해주세요!" 킹은 그녀를 한번 쳐다본 뒤 읽고 있던 원고를 옆으로 치웠다. 그리고 잠시 하늘을 바라본 뒤 즉석에서 연설을 이어갔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그것은 아메리칸드림에 깊이 뿌리를 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이 나라가 우리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진실을 자명한 것으로 여긴다 라는 미국의 신조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실행할 날이 올 것이라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나의 네 자녀가 피부색으로 평가받지 않고 인격에 따라 평가받는 나라에 살게 되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오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I have a dream"으로 시작하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연설은 루터킹이 미리 준비한 내용이 아니었다.

사피엔스를 완성한 직후 유발하라리는 너무나 평범한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사피엔스에서 그가 새로 연구해서 밝힌 내용은 없었기 때문이다. 하라리의 예상은 적중했다. 책이 나오고 나서 하라리를 비판하는 데 열을 올리는 사람들은 사피엔스에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러나 사피엔스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책에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중요한 건 스토리다. 사람들은 쉽게 지루함을 느끼고 인내심이 부족하며 감성적이고 복잡한 정보를 스토리의 한 장면으로 이해하기를 원한다. 사피엔스의 뛰어남은 스토리를 풀어내는 능력, 즉 필력에 있었다.

사실 이런 사례는 무수히 많다. 진화론은 찰스 다윈이 처음 주장한 것이 아니었다. 단지 가장 설득력 있는 책을 처음으로 썼을 뿐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이제 투자 분석가인 존 버 윌리엄스는 그의 이름만큼이나 투자에 대해 통찰력이 있었다. 가치투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벤자민 그레이엄보다도 말이다. 하지만 그레이엄은 뛰어난 글을 쓸 줄 알았기에 '현명한 투자자'로 가치투자의 아버지로 불리게 되었다. 일론 머스크와 스티브 잡스는 공학적 지식만 뛰어난 것이 아니다. 자신의 비전을 투자자들에게 풀어내는 능력 또한 뛰어났다.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보라. 4000명 가까이 사망한 1948년의 중국 여객선 강아호의 침몰사건을 아는가? 모를 것이다. 하지만 1500명이 사망한 타이타닉호 침몰사고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문제는 스토리다. 이점을 기억하길 바란다.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만드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 뛰어난 스토리가 승리한다.

스티븐 호킹은 자신의 물리학 저서를 두고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책에 방정식이 하나 늘어날 때마다 판매량이 절반으로 줄 것이라고요.” 독자들이 원하는 것은 지루한 강의가 아니라 기억에 남는 스토리다.


평화가 혼돈의 씨앗을 뿌린다

이전에 소개했던 책, '결핍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에서 저자는 결핍의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타자는 풍요의 상황에서의 무대비가 이후의 결핍의 도례를 야기한다고 말했다. 모건 하우절 역시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한다. 혼돈이라는 꽃의 씨앗은 평화의 시기에 심어진 것이다.

2020년 닥쳤던 코로나19가 위험했던 이유 중 하는 인류가 지난 100년간 많은 전염병을 훌륭하게 물리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2020년처럼 과학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에 전염병으로 본인의 목숨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모두가 무방비 상태였다. 정리하자면 코로나의 비극은 우리가 이전까지 잘해왔다는 점 때문이었다. 평화의 아이러니는 평화가 경고를 무시하고 대비를 소홀히 하는 태도를 조장한다는 점이다. 전염병학자들은 코로나 같은 감염병의 발생가능성을 계속 경고해 왔다. 많은 강수량은 큰 산불과 뗄 수 없는 관계다. 비가 많이 내리면 식물시 많이 자라고 그동안은 산불이 줄어들지만 이후 그 식물들이 죽으면 산불의 연료역할을 한다. 가장 안전하다고 느낄 때 상황은 가장 위험한쪽으로 방향을 전환한다. 비즈니스, 투자, 일, 인간관계 모든 영역에서 그렇다.

주식시장의 버블과 폭락, 탐욕과 두려움의 사이클을 보자. 사이클은 이렇게 진행된다.

우리는 좋은 상황이 영원할 거라고 믿는다.
그러면 나쁜 이야기에 둔감해진다.
그다음엔 나쁜 이야기를 무시한다
그다음엔 나쁜 이야기를 부인한다.
그다음엔 나쁜 상황 앞에서 패닉에 빠진다.
그다음엔 나쁜 상황을 받아들인다.
이제 나쁜 상황이 영원할 거라고 믿는다
그러면 좋은 이야기에 둔감해진다.
그다음엔 좋은 이야기를 무시한다.
그다음엔 좋은 이야기를 부인한다.
그다음엔 좋은 상황을 받아들인다.
이제 좋은 상황이 영원할 거라고 믿는다.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는 이런 반복을 세 줄로 요약했다.

경제가 안정적일 때는 사람들이 낙관적이 된다.
사람들이 낙관적이 되면 빚을 내어 투자한다.
빚을 내어 투자하면 경제가 불안정해진다.

핵심은 안정성이 불안정성을 낳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상황이 좋을 때 상황이 계속 좋을 것이라 생각해 위험한 행동을 한다. 좋은 상황에서 나쁜 행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호경기가 끝나는 이유는 호경기에 사람들이 상식이상으로 낙관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최고점이 어딘지 알고 싶어 한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엔비디아의 주가가 꺾일 때까지 가봐야 알 것이다. 타이어 회사가 새로 개발한 타이어의 내구성을 알고 싶을 때 사용하는 방법은 타이어가 터질 때까지 차를 달리게 하는 것이다. 이런 우리의 성향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첫 째 미칠듯한 과열은 정상이다. 두 번째 충분함의 미학을 깨닫자. 그러나 우리가 브레이크를 밟는다고 다른 사람들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 금융역사를 보면 브레이크가 필요한 순간에 브레이크를 밟은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브레이크를 때 내어버리는 경우가 더 많았다. 사람들이 변하지 않는 한 자산가격은 버블을 만들 것이고 그렇게 높아진 자산 가격은 불안정성을 만들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이렇다. 평화가 혼돈의 씨앗을 뿌린다.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는 불확실한 미래를 확실한 것으로 바꾸고 싶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말에 집중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효과적인 방법은 그 반대이다. 뒤를 돌아보는 것이다. 고전을 왜 읽어야 하는가? 우리가 겪는 모든 문제는 내가 최초로 겪는 것이 아니다. 과거에 누군가는 겪었던 비슷한 문제들이다. 과거에도 답이 되었고 현재도 답이 되는 것. 저자는 이것을 영속성 지식이라고 부른다. 비휘발성 지식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고전이라고 불리는 책들은 모두 영속성 지식을 가르쳐준다. 현재도 중요하고 10년 뒤에도 가치 있는 지식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늘 옳았던 것은 무엇인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9년 누군가 워런 버핏에게 이렇게 물었다. "암울하군요. 과연 경기가 회복될까요?" 버핏은 이렇게 되물었다. "1962년에 가장 많이 팔린 초코바가 뭐였는지 알아요? 스니커즈였어요. 그럼 현재 가장 많이 팔리는 초고바는 뭘까요? 스니커즈예요" 대화는 거기서 끝났다.


https://youtu.be/G1qxK0ArjsU?si=LTIZ5KMFiVZOLl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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