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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딩누크 Oct 14. 2023

야근과 야식(feat. 막내팀원 엄마김밥)

모든 것이 여의치 상황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이상은 높았고 현실은 가혹하기만 했다.


야근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이렇게 일해도 되는 걸까? 싶었다. 나도 야근을 좋아하지 않기에. 하지만 할 일이 쌓였을 땐 훌쩍 여행을 이러는 자우림의 노래가사는 언감생심.


다가오는 내일이 두렵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 야근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그렇게 야근은 매일 지속되었다.


행사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우리는 모두 12시를 훌쩍 넘겼다. 한시가 되고 한시 반이 되자 막내팀원이 전화를 받는다. 엄마.


뜨끔했다. 빨리 보내고는 싶었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팀원은 엄마를 만나러 내려간다.


혹시 너무 늦어 위험하다고 데리러 오신 걸까??


그런데 이게 웬걸


잠시 후 직원은 엄마가 집에서 싸주신 김밥을 사무실로 가져온다. 쟁반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김밥


너무나 감사한 나머지 힘든 줄도 모르고 우리는 김밥을 먹고 일을 마무리했고 행사도 무사히 치렀다.


야근을 하는 딸과 동료를 위해 밤늦은 시간 고생한다며 김밥을 싸주시는 엄마.


야근을 시킨다며

어려운 일을 시킨다며

직장에 전화하고

스스로 작은 어려움도 해결할 기회와

인내의 시간을 주지 않은 헬리콥터맘 헬리콥터대디가 수많은 가운데


이번일은 감사하고 따뜻해서 할 말을 잃게 되었다. 나는 과연 어떤 부모로 살 것인가라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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