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는 방법?

있으면 좀 알려주시죠.

by 구름달

다른 사람들보다 늦은 나이에 대학을 다닌다는 건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여기서 말하는 '늦은 나이'의 기준은 물론 사람마다 다르다. 수험 기간 동안 나보다 11살이 많은 사람을 보기도 했고, 재학 중에도 직장인이면서 대학생활을 하는 분을 마주치기도 했다. 그런 분들을 보면 대학은 정말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오는 곳이구나 싶고, 나는 상대적으로 어린 편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어렸을 때는 이 나이가 되면 번듯한 직장이 있고 사회에서 1인분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될 줄 알았다. 그리고 자연스레 성숙한 '어른'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물론이거니와 내 주변 친구들과도 대화를 나눠보면 몸만 큰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여전히 쓰잘 데 없는 얘기에 웃고 유행어를 따라 하고 둘만 있으면 깔깔대며 웃는다...


SNS를 보면 '이전 세대의 어른'과 '현세대의 어른'을 비교하는 영상이 있다. 거기서도 나처럼 몸만 크고 여전히 하는 짓은 어린이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거기서 위안을 얻고 다른 사람들도, 심지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느꼈다. 그리고 이게 문제라고 생각했다. 남들이 단편적으로 사진 한 장, 영상 하나로 보이는 모습을 통해 모두가 공감하며 발전을 멈추고 성장이 저지되는 듯한 느낌을 느꼈다. 다 같이 도태된달까..?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나는 이러한 '못남을 증명'하는 게시물에 더 이상 공감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못남'이라고 하니 조금 불쾌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콘텐츠를 통해 심리적인 위안을 얻고 순간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쓴소리를 듣고 그걸 양분 삼아 자라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 과정이 유쾌하지 않다는 게 흠이지만 말이다...


나 또한 얼마 전에 공개적으로 비판을 듣고 덤덤한 척하며 참다가 오열한 경험이 있다.


열심히 준비한 발표자료를 보고 인상을 팍 찌푸리며 힐난하는 교수, 이 모든 상황을 듣고 있는 수많은 학생들,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며 조용히 자리로 돌아가는 나, 이런 식으로 발표하면 안 된다며 다른 학생들에게 주의를 주는 교수의 마무리까지.


무엇 하나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다.


정말 힘들었지만 친구가 언젠가 나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며 감정을 다스렸다. 친구가 힘든 일을 겪은 후에 나에게 했던 말이다.


"누군가한테 평가당하는 경험은 소중한 것 같아."


'더 나이 들기 전에 누군가에게 평가당해 보고 나의 마음을 다스리는 과정을 배우다 보면, 반복되는 훈련에 굳은살이 생기듯이 마음에도 단단한 방패가 생길 것이다.'라는 의미를 담아 한 말이었다. 내가 유난히 남들에게 평가당하는 경험을 잘 견디지 못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애초에 그런 경험이 별로 없다. 누군가와 크게 싸워 본 적도 없고, 공개적으로 비난을 들은 적도 별로 없다. 그렇기 때문에 졸업 전까지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정말로 성숙한 마인드를 가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학 생활 때문에 우울해진 마음이 무기력증으로 번지기 전에 브런치를 켰는데, 내 마음을 글로 적다 보니 이것도 나름 위로가 되는 듯하다. 몇 년 만에 온 거 같은데... 이제 종종 와야겠다. 또 위로를 얻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으니.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