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무니' 월드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 어른아이는 어떻게 자랄까?

by 투명서재

웰컴 투 ‘무니’ 월드



한 줄 평 : 어른아이는 어떻게 자랄까?


키 워 드 : 사회구조에서 방임의 대물림

소개(네이버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안심하세요 나랑 있으면 안전해요" 플로리다 디즈니월드 건너편 ‘매직 캐슬’에 사는 귀여운 6살 꼬마 ‘무니’와 친구들의 디즈니월드 보다 신나는 무지개 어드벤처!




플로리다의 작렬하는 태양 아래, 아이들이 뜨거운 아스팔트에 맨 다리로 앉아 있다. 6살 동갑내기인 무늬와 스쿠티는 시들시들 무력해지기는커녕 안전하게 놀 수 있는 환경이 아님에도 끊임없이 놀이를 만든다. 플로리다 디즈니월드 건너편의 ‘매직 캐슬’이라는 싸구려 모텔에서 주차된 새 차에 침 뱉기, 모텔 손님들 가방 옮겨주고 팁 받아 아이스크림 번갈아 먹기, 수영장에 옷 벗고 있는 할머니 찌찌 숨어서 보기 등등이다.


무니는 ‘매직 캐슬’ 옆의 비슷한 모텔에서 우연히 젠시라는 동갑 여자친구를 만난다. 젠시의 할머니에게 자신 있게 말한다. “젠시랑 놀 수 있나요? 나랑 놀면 안전할 거에요.”한다. 무니, 스쿠티, 젠시는 그렇게 삼총사가 되어 과감한 놀이를 찾게 된다. 아스팔트 열기에 아이들 몸이 녹아버릴 것 같은데, 저 할아버지가 여자 애를 데리고 가버릴 것 같은데.... 관객인 나만 조마조마하다. 아이들은 거의 매일 안전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아슬아슬하게 살아간다.


무니 엄마는 정부 보조금을 받으려면 일주일에 30시간 근무하는 일을 구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궁여지책으로 온갖 걸 다 해본다. 도매상에서 향수를 싸게 사서 호텔 앞에서 투숙객들에게 바가지 씌워 팔다 호텔 직원에게 걸린다. 정부 보조금이 끊긴 무니 엄마는 무니와 살고자 애를 쓸수록 아동 보호국에서는 아이를 분리하려 든다. 무니만 위탁가정에 맡겨지면 해결되는 것일까?


무니 엄마는 무니를 방임한다. 무니 엄마는 책임감은 덜하지만 가장 큰 강점을 가졌다. 무니와 정신연령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놀 땐 화끈하게 무니와 논다. 간지럼을 태우고 대형마트에서 무니를 카트에 태워 돌리고 장대비 속에서 함께 비를 맞으며 논다. 그저 무니가 원하는 놀이에 함께 한다.


이 영화는 빈곤층 아이들이 어떻게 방치되는지, 그로 인해 얼마나 자유로운지를 보여준다. 아이들은 파스텔톤 옷을 입고 천진난만하게 어른들에게 욕하고 장난친다. 무니는 엄마 대신 일용할 양식을 구해오면서,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독립적일 수밖에 없었다. 무니는 엄마의 역할을 일부 대신하며 점점 어른아이가 되어간다. 그렇게 무니의 귀여움이 영악스러움으로 조금씩 변한다.


그러다 영화의 절정에서 무니는 젠시에게 자신이 말한 울기 직전의 표정으로 도움을 요청한다. 그 장면에서 무니의 일그러지는 표정과 눈물, 대사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어 나까지 무니와 비슷한 표정으로 만들어버렸다. 무니가 그 순간만큼은 진정 여섯 살로 보였다.


이 영화의 핵심은 '대비'다. 공간과 색채와 사람들의 대비다. 관광객들이 다니는 플로리다 디즈니월드와 무니와 엄마가 사는 별 한 개짜리 매직캐슬 모텔, 비싼 입장료를 낼 수 있는 관광객과 디즈니월드의 별 다섯 개짜리 호텔인 줄 알고 잘못 예약한 ‘매직 캐슬’에서 울기 직전의 이제 막 결혼한 새댁과 모텔 사람들이다.


모텔의 연보라색 색감과 호텔 화이트와 베이지 톤의 색감, 마법의 성이란 이름은 현실을 더 극명하게 대비시킨다. 디즈니월드의 동물원과 무니가 친구에게 보여주는 사파리, 디즈니월드 안에서 보는 불꽃놀이와 울타리 밖에서 보는 불꽃놀이가 대조된다. 아이가 혼자 욕조에서 놀 때 장면은 시끄러운 음악 속에 참 평화로워 보이면서도 방안에서 대비되는 상황이 엄마라는 입장에서 뭉클하다.


그것은 모두 ‘돈’으로 인해 그어진 선이다. 그 선 밖에서의 소외감과 고립감은 미성숙한 싱글맘이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그런 엄마를 한편으로는 불안하게, 한편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무감각하게 보는 무니가 안쓰러웠다. 그럼에도 놀이, 장난으로 팍팍한 현실을 견디는 아이들의 생명력에 무한 감탄했다.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장면이 많다. 특히 아이들이 모텔 로비에서 아이스크림 먹는 장면은 압권이다. 무니가 친구에게 무지개 보여주는 장면, 빗속 쓰러진 나무 위에서 둘이 이야기하는 장면, 무니가 친구에게 사파리 소개하는 장면의 여운이 오래 간다.


영화 속 배우들은 모두 옳았다. 무니와 무니 엄마의 연기가 자연스러워 그들이 신인인줄 몰랐다. 배우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사람은 모텔 총지배인 바비 역의 윌렘 대포였다. 바비는 모텔의 제빙기, 세탁기는 고치지 않아도 무니와 무니 엄마를 보호한다. 그는 자신의 아들은 어쩌지 못하지만, 모텔의 아이들에게는 아버지 역할을 한다. 진정한 어른은 어때야 하는지를 몸소 보여준다.


기억에 남는 대사는 무니 엄마에게 ‘다 잘될거야.’ 하는 세탁실 직원의 말 한마디였다. 무니 엄마는 누구든 자기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 하나를 바라지 않았을까... 무니는 친구에게 묻는다.


“내가 이 나무를 왜 좋아하는지 알아?”


“왜?”


“쓰러져도 계속 자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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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아이들이 다 했다. 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아역 배우들의 천진난만한 표정!

할머니 찌찌 훔쳐보는 장면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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