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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명서재 Jan 30. 2019

4.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 - 김종원

부모 치유가 먼저다!

부제 : 내면의 힘이 탄탄한 아이를 만드는 인생 문장 100


한줄평 : 부모 치유가 먼저다! 육아보다 자기돌봄부터. 


부모의 실천이 관건, 이 책도 여러 텍스트 중 하나이자 도구다.


이지성 작가, 김종원 작가

모두 엄마들에게 인기 있는 작가다.

그 분들의 책은 거의 베스트셀러다.


이지성 작가의 책들은 몇 권 읽었지만 김종원 작가 책은 두 번째다.

사색이 자본이다 이후 두 번째


솔직히 써야 할지, 좋게 써야 할지 고민이다.

물론 책 내용은 좋다.

다른 좋은 육아서들을 읽으면서 느꼈던 비슷한 것들을 여기에 쓰려 한다.

이은대 작가의 서평 특강을 들었다. 모든 책은 다 배울 게 있다는 걸 안다.

고로 서평을 쓸 때 추천 내용을 쓰라고 하셨다. 아.. 그런데 오늘은... 좀 다르게 쓰고 싶다.

내가 글을 썼을 때 이 책에 나온 한 챕터의 글 100분의 1로 모자라 100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것도 너무나 잘 안다. 그 전제 하에 쓴다.


내가 어쩌면 자기계발서, 자녀교육서에 물려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육아서와 자기계발서의 내용은 참 좋다. 옳다. 맞는 이야기다.

다만 나와 내 아이에게 적용하기엔 거리가 있는 일반론이다.

초자아를 자극한다. 무언가를 가르치고 평가하고 더 엄격하게 적용할 수 있다.

내가 자아가 튼튼해서 초자아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은 괜찮다.

수유하느라 밤잠 부족한 엄마들, 피곤한 몸으로 저녁에 몇 십분만이라도 아이와 놀아주는 엄마들

살림하랴 육아하랴 이것만 해도 충분한데 뭔가 더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에 엄마표 공부시켜주고

강의와 독서로 자기계발하는 엄마들

얼마나 애쓰는 건지. 그 수고로움이 안쓰럽다.

좀 쉬고 자기를 돌보면 좋을텐데. 엄마의 내면아이, 자기만 애지중지 돌봐도

아이들은 행복한 엄마를 보면서 잘 자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그것들을 읽고 내면에서 일어나는 과정은

반성 -> 다른 책 읽기 -> 자책 -> 다른 책 읽기 -> 이런 순환이다.

우리가 '잘' 하는 괜찮은 부분, 육아에서의 장점은 책에서 말해주지 않는다.


이야, 너 어떻게 그렇게 키웠니? 이런 부분은 잘 키웠는데? 계속 해볼래?

충분히 애쓰고 있어. 잘 가고 있어 하고 격려, 위로하는 책들은 어디 있는가?


왜냐, 독자인 엄마라는 한 개인을 모르니까.

그런 책이 하나 있긴 했다. '엄마 달인'이라고.

그 책은 정말 엄마 한 명마다 한 챕터씩 있었다. 미술교육, 인성교육, 등 뭔가 강점 하나만 개발하는 엄마들이었다.

엄마의 장점, 잘 하는 부분만 초점을 맞추니 설사 다른 건 조금 부족해도 괜찮았다.

그 중에 가장 인상적인 엄마는 잘 먹이는 엄마였다. 의식주 중 '식'이란 기본에 충실한 엄마

그래서 아이들이 밝고 안정적이고 엄마랑 애착이 그 누구보다 단단해 보였다.

불량육아 하은맘의 교육관 중 자녀에게 좋은 것을 먹이는 것에 집중하는 것 딱 하나는 동의한다.


아이보다 먼저 나를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잘 재우고, 치유한 후에 공부시키자.

예전에 근무했던 곳이 청소년수련관이라 지하에 수영장이 있었다.

한 엄마가 자기 아이 수영복 멋지게 입히고 오느라 정작 자신은 수영복을 입지 않고

나체로 계단을 내려오다 여자강사가 기함하고 제지한 적 있었다.

이런 상황과 비슷한 거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자기 모습이 아이에게 어떻게 비춰지는지 직면하지 않는 이상

아이의 교육은 어렵다.


상담센터에 오시는 많은 부모와 아이들을 본다.

함께 정서평가를 하며 어머니, 아버지들이 우울감을 겪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심스럽게 부모 상담을 권유하면 인정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거의 거절하고 당신은 우울하지 않으며 잘 지내고 있으니 아이 상담만 해달라고 한다.

정작 본인은 힘들어 우울하고 상처 투성이며 불행하다고 느끼는데

우리 아이만 기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세요 하고 센터로 보내는 경우다.

아이는 부모를 비추는 거울이다.

부모가 즐겁고 편안하게 살아가지 않는 이상 아이가 행복하긴 어렵다.

그러니 제발 우리 부모부터 챙기면 좋겠다.

마치 멋지게 수영복 차려입은 아이만 있는양 초점을 두고

벗은 '나'는 뭘 원하고 내가 행복한지 아닌지는 다 상관 없다는 느낌이다.


자기계발서, 자녀교육서의 단점이 이런 거다.

안 그래도 자신감, 자존감이 허약한 엄마들에게 이런 책들은 득보다 실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독이 될 수 있다.


요즘 너무 잘 하려는 부모 밑에 너무 잘 하려고만 하는 아이들이 있다.

'잘' 이라는 것은 '잘' 관찰해봐야 한다.

뭐 때문에 애쓰고 있는지? 무얼 하려는 건지?

그 '잘'이라는 걸 하면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는 건지, 갑자기 행복해지는 건지?

애쓰는 부모 밑에 애쓰는 자녀가 된다.

부모에게는 늘 '잘' 하고 '애쓰려는' 모습만 보이고 싶다.

그러다 혹여 못 하거나 부모의 기준, 자신의 이상적인 모습에 미치지 못 한다면

과하게 실망하고 스스로 견디기 어려워 한다.

부모 또한 아이의 좋지 않은 부분,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하고 직면하기 힘들어한다.

자기애에 상처가 많은 사람들이 많다. 엄마도 아이도.

뭐든 다 유능하게 해내길 바라는 건 큰 욕심이다.


변화란, 성장이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책을 읽는다고 달라지는가? 무얼 안다고 변하나? 지식을 습득한다고 괜찮아지나?

이런 질문에 답을 먼저 하고 싶다.

변화와 성장이란 자연에서 흙 속의 싹이 틔워지듯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밖에선 보이지 않으며 반드시 안에서 어떤 의지로 생겨 표현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읽었다고 해도, 명언, 글귀를 적는다고 해도

그게 내 안의 어떤 욕구와 맞닿아 있고, 고민과 겹쳐지지 않는 한 소 귀에 경 읽기다.


공부란 내 안에서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혼자 하는 것이다.

필요에 의한 것, 사람이라면 우선 상처를 치유할 것이다.

상처가 치유된 다음에는 자발적인 궁금함, 호기심, 관심이 그 자리를 차지할 거다.

공부도 자연... 스러움... 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부모가 무언가를 해야 자녀들이 잘 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모습에서 자연히 보고 배우는 것으로 키워지는 것,

'책'을 자녀교육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좋으나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답답한 마음에 또 주저리 주저리 적었다.


특히 엄마들에게. 자녀 한 명에서 많아도 셋넷을 키우는 지금 시대에

옛날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 매일같이 일어난다.

아침이면 서로 싸우면서 먹는 걸로 전쟁할 필요도 없고 공부만 하면 모든 게 용서되는 분위기에서

자라나는 자녀들. 그 자녀를 키우면서 애는 애대로 쓰고. 교육, 먹는 것, 입는 것 등을 과잉으로

수준 높게 해주면서도 늘 죄책감과 자책, 반성하며 사는 것 같다. 요즘 엄마들은.

나도 거기 안에 포함될 수 있겠다.


자녀를 충분히 잘 키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잘 못 키우고 있다고 느끼며

뭐 때문에 나는 자기계발서와 육아서처럼 안 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 건 아닌지.

작가 분들의 이론과 이상을 바로 나와 자녀의 현실에 대입시켜야 하는 건지 의문이다.


독서, 필사, 사색, 질문 등 책 내용이 다 좋다.

부모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면, 아이는 부모를 닮아간다.

그러니 책에 의지하지 말고..

그저 내 삶을 충실히 살면 좋겠다는...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엄마들에게 보내는 편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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