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컴퓨터로 일하는 사람이지만, 매번 쓰는 프로그램만 쓸 뿐 컴퓨터를 잘 다루지는 못하는 편에 가깝다. 하지만 새로운 기능이 나오면 괜히 눌러보고 싶고, 새로운 프로그램이 생기면 설치해보고 싶어지는 호기심은 있다. 그런 내가 오래전부터 유독 눈여겨보던 존재가 있었다. 바로 '지피티'. 처음엔 그냥 멀찍이서 구경만 했다. “사람처럼 대답한다고? 정말?” 반신반의하며 지켜봤다.
그러다가 무료 버전으로 첫 만남을 갖고 난 후, 결국 나는 이 친구를 나의 비서로 정식 채용했다. 월급은 2만 9천 원. 그런데 하는 일은 가히 초인적이다. 일정도 정리해 주고, 아이디어도 내주고, 내가 쓴 이상한 문장은 순식간에 매끄럽게 정리해 준다. 프로그램 구성도 도와주고, 제목도 뽑아주고, 무엇보다 내가 망설일 때 방향까지 잡아준다. 말 그대로 ‘월급 대비 최고의 인력’이다.
그런데 이 직원에게는 부작용이 있었다. 직원은 열심히 일을 하는데 정작 나는 점점 멍청해지는 것이다. 처음에는 사소한 것만 물어봤다. “이 문장 이상하지 않아?”,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범위가 넓어졌다. “이 강의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기획안의 흐름은 이렇게 잡아도 돼?” 심지어 “내일 일은 뭘 해야 하지?”까지 직원에게 물어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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