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를 90도 돌렸을 뿐인데

by 읽고쓰는스캇

노트 하나를 돌렸을 뿐인데, 뭔가 달라졌다.

최근 <일하면서 바로 써먹는 아웃풋 x 성과 도감>을 읽다가 저자의 노트 사용법에 눈이 멈췄다.


저자는 MD노트 A4용지를 펼치고 좌우 2페이지를 한꺼번에 쓰는 방식이었다.

뒤이어 나온 사진을 보는 순간 '저렇게 쓰면 뭔가 잘 정리될 것 같다'는 근거 없는 확신이 들었다.

IMG_2128.JPG 저자가 쓰는 방식


그래서 저자와 똑같은 노트를 무작정 사기보단, 먼저 집에서 방치하고 있던 Composition Book A5 노트로 실험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A5 크기에 좌우 2페이지를 꽉 채우는 건, 어떻게든 채울 수는 있지만

뭔가 좀 억지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별생각 없이 노트를 90도 돌려봤다.

노트를 돌려보니 좌우가 넓어지면서 뭔가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노트를 세 구역으로 나눴다. 맨 왼쪽엔 투두리스트, 가운데는 오전에 있었던 일, 오른쪽에는 오후에 있었던 일들. 평소 이 세 가지를 한 페이지에 세로로 쭉 나열하면 한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근데 노트를 돌려 가로가 되니 하루 전체가 한눈에 들어왔다.

IMG_2127.JPG 사진과 같이 노트를 돌려서 쓰는 중이다


생각해 보면 노트는 항상 세로로 써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누가 시킨 것도, 이유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냥 처음부터 그렇게 생긴 물건이니까, 당연히 그렇게 써야 된다고 여겼던 것 같다.


90도로 돌리는 단순한 행동이 그 고정관념을 조용히 깨뜨렸다.


이렇게 사용한 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내심 재밌다.

평일에는 위와 같은 양식을 유지하면서 사용하고, 주말에는 조금 다르게 쓰기도 한다.

책을 읽다가 좋았던 내용을 쓰기도 하고, 마인드 맵핑처럼 아이디어를 그려보기도 한다.


기존의 것을 조금 다르게 썼을 뿐인데, 하루가 달라 보인다.


혹시 나처럼, 이유도 모른 채 '원래 이렇게 쓰는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게 또 있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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