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의자에 투자를 했다.
프리랜서로 컴퓨터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내에게 지금보다 조금 더 좋은 의자가 필요했다.
기존 의자는 5년이 지나 사용감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흰색이었던 색도 조금 바랬고, 쿠션도 많이 꺼진 상태라 방석을 하나 깔고 버텨왔다.
이제 새 의자가 필요할 때가 된 것이다.
오늘 새 의자가 배달됐고 조립을 마쳤다.
아내는 새 의자를, 나는 아내의 의자를 물려받았다.
처음엔 아내가 싫어했다. 새 의자를 사는 게 어떻겠냐고 슬쩍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난 아직 고민 중이다.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의자에서 보내는 시간이 적다는 거다.
카페에 출근하고 나면 하루에 2시간 정도 앉는다.
주말에도 6시간을 넘기기 어렵다. 아내에 비하면 극히 적은 시간이다.
여기에 더해, 둘째로 태어나서 그런 걸까.
어릴 때부터 물려받는 것에 익숙했다.
형이 입던 옷을 받아 입었다. 사이즈가 맞지 않아도 어떻게든 걸쳐봤고, 형이 쓰던 연필, 쓰지 않은 노트도 자연스럽게 내 차지가 됐다. 심지어 아버지가 쓰던 책상을 물려받아 공부하기도 했다.
그런 덕분인지, 아직 쓸 수 있는 물건을 굳이 새것으로 바꾸지 않게 된다.
물론 나도 새 제품이 좋다.
그래도 아직 쓸 수 있다면, 조금 더 쓰고 싶은 마음이다.
5년이 지났어도 크게 고장 난 건 아니니까. 의자의 본질인 앉는 것에 문제는 없으니깐.
만약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다면, 그때는 나도 의자에 투자할 생각이다.
아내에게 물려받은 의자, 짧게 앉는 건 무리가 없지만 긴 시간을 쓰기엔 한계가 있을 테니
의자를 바꾸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나도 프랜서가 되어야 하나, 아니면 지금보다 글 쓰는 시간을 늘려야 하나.
결론은 아내 덕분에 의자가 바뀌었다.
주방 의자에서 벗어나 팔걸이가 있는 의자로 업그레이드됐다.
소소한 변화지만, 기분은 제법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