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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케혀 Jan 26. 2021

'성과'를 '성공'으로 만드는 세 가지

본인이 생각하기에 회사에서 나름 일도 잘하고 관계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회사나 주변 동료로부터 기대했던 것만큼의 보상이나 피드백이 없을 때가 있다. 맡은 일만 잘하기도 어려운데 불편한 회사 사람들과 얼마 남아있지 않는 동료애를 도모하며 법인카드로 밥과 술을 사 먹는 회식 자리에 따라가서 윗사람에게 알랑방귀라도 뀌어 대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평일 야근은 기본, 남들 쉬는 주말까지 회사에 나와 일하는 척이라도 팍팍 내야 회사와 주변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 이런 방법들이 짧은 시간 동안은 효과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회식에서 주고받는 말만큼 의미 없고 휘발성이 강한 말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책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에서 성과(performance)와 성공(success)을 다르게 정의한다. 그렇다면 성과를 성공으로 이끌어내는 사람들만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첫째, 연예인이 팬 관리를 하는 것처럼 직장생활을 하면서 평판 관리가 필요하다. (중략) 즉, 성과 못지않게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이 업무상 나의 행동이 적절하다고 보는지, 내가 자기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면서도, 사람들의 이야기에 경청한다고 느끼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실수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 이를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소통하는지는 신뢰 있는 평판을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을 바둑으로 이기는 세상이지만, 아직 회사는 기계와 기계가 일하는 세상이 아니다. 인간들이 부대끼며 일하는 곳이다. 자기의 주장만 피력하는 사람보다 남의 얘기를 들어주고, 실수를 했을 때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보다 깨끗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에게 끌리게 된다. 

   


둘째, 협조 능력, 다른 말로 '도움의 기술'이다. 성과를 만들어낸 뒤에는 네트워크가 성공에 큰 영향을 끼친다. 네트워크를 회식을 통해 만들어가는 직장인도 있지만, 진정한 네트워킹이란 사람들에게 먼저 도움을 주는 시도에서 생겨난다. 도움을 받은 사람은 대부분 기회가 있을 때 나를 도와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동료에게 평소에 내가 먼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돕는 것이 좋다. 제일 안타깝게 생각하는 경우는, 온갖 짜증을 다 내면서 결국에는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이런 경우 도움을 주고도 긍정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힘들다. 



좋은 일이 있을 때 축하해주는 사람도 고맙고 기억에 남겠지만, 상황이 절박하고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 도움을 주는 사람을 우리는 구세주라고 부른다. 기억에 오래 남고 언제 한번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꼭 그 도움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다. 나의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도움을 주기로 마음먹었다면 끝까지 도와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도움을 주다가도 끊임없는 요구에 '이것까지 해줘야 해?'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와 목젖을 노크하더라도 여기서 멈춰버리면 이전의 도움까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셋째, 노래를 못하는 가수가 갑자기 노래를 잘 부르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즉, 생산성이 성공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말이다. (중략) 나이와 상관없이 사람들은 생산성이 가장 높았던 시기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인생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시기에 실패한 작품도 많이 만들었다는 의미다. 이 말은 자신의 개인기, 즉 직업 분야에서 꾸준하게 결과물 늘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수 윤종신 씨가 <월간 윤종신>을 수년에 걸쳐 매달 꾸준히 곡을 발표하고 양이 쌓이면서 그중에서 히트곡이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중략) 윤종신 씨도 말했지만 아카이빙 (archiving), 즉 누적된 결과물에서 나온다. 



어떻게 하면 만화가가 될 수 있는지 묻는 지망생에게 만화가 김보통 씨는 답했다. "그래서 오늘 몇 장 그렸는데?" 이게 바로 촌철살인 아닌가. 세계적인 스포츠 웨어 브랜드 나이키의 슬로건은 'Just do it'이다. 조금 심심한 감이 없지 않아 마음 같아서는 앞에 'Shut up!' 정도를 붙여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잘하는 방법은 하다 보면 자연스레 찾게 될 테니 일단 꾸준히 계단을 오르는 수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성과'와 '성공'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동력은 다르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하며 결과물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그 결과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방법을 고민해나가는 것이 성공의 가능성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과학이 말해주고 있다. 



10년 가까이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회사로 출근을 앞두고 있다. 아쉬움과 후회도 남지만 지나고 나서 보니 맡은 일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회사는 사람과 사람이 일하는 곳이니까. 위의 세 가지를 마음에 새기고 새롭게 시작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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