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마무리하며

by 크케혀


지금까지 인생에서 올 한 해가 가장 힘든 한 해였던 것 같다. 가족이 아프고 병간호를 하면서 가기 싫은 곳 1순위는 대학병원이 되었다. 두 말하면 잔소리지만 “건강이 제일이다”말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렇다고 환자는 아프려고 아픈가, 원인도 모른 채 나이가 들어가니 여기저기 아프고 병든 곳이 늘어난다고 말할 수밖에...


아버지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여러 환우회 카페와 블로그를 매일 같이 드나들었다. 그러다 여러 사연이 있는 환자와 그 가족들은 알게 되고 그분들이 좋은 소식이 있으면 덩달아 기뻤고 아버지의 치료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반대로 환자분이 고인이 되거나 좋지 않은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복잡한 마음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가족이 아프기 전과 후는 180도 달랐다. 병원을 드나들고 카페를 전전하다 보니 이렇게 아픈 사람이 많다는 말인가 하고 생각했다. 갑자기 아픈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은 아닐 테고 관심 밖의 영역이었던 곳에 풍덩하고 다이빙한 것 같다고 할까. 병원에서 나이 지긋하신 환자분들을 보면 그래도 저 정도라도 살아계시면 좋겠다는 생각도 자주 했다. 무엇보다 20년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연세가 일흔 무렵이었는데 아빠가 그 비슷한 시기에 돌아가실 수도 있다는 사실이 스스로 납득할 수없었다. 물론 같은 병도 아니지만 20년 사이에 과학과 의학은 발전하지 않았는가. 반대로 어린 영유아 환자들을 보면서 많이 슬피 울었다. 저 어린아이들이 생사의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그 부모, 가족들의 삶을 상상하면 절로 숙연해졌다. 우리가 살고 있는 보통의 삶이 누구에게는 기적 같은 하루란 걸 알게 되었다.


많이 아팠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연말 시상식에서 어는 개그맨이 생각이 많을수록 부정적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생각을 줄이고 몸의 움직임을 늘리는 새해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갑자기 완치, 완쾌는 어렵겠지만 사부작사부작 지지부진하더라도 조금씩 건강이 돌아오는 새해를 같이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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