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나만의 완생비법 3가지
아침 일곱 시. 오늘도 어김없이 스마트폰 알람 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으악, 진짜 싫다. 아… 또 가야 돼?’ 눈 뜨자마자 완전 피곤. 절로 앓는 소리가 나왔다. 침대에 누워서 딱 5분만, 5분만 더 있다가… 하다 쩝, 월급 받는 노예는 어쩔 수 없지. 몸을 겨우 일으켰다.
몇 달 전에, 어쩌다 보니 새로운 사무실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남들은 다 싫어하는 자리라고 했다. 회사에서 시키는 온갖 잡일에다가, 외부 기관이랑 뭐 같이 하는 일까지 해야 한다고. 솔직히 내가 좋아서 간 건 아니었다. 전에 있던 팀에서 사람 뽑아서 만든, 일종의 ‘어벤저스’ 같은 팀이었다. 인원수도 딱 영화처럼 7명이었다. 여자 동료도 있고, 남자 동료도 있고, 다들 엄청 잘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근데 문제는 다들 너무 바빴다. 아침부터 밤까지 자기 일 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얼굴 보면서 제대로 얘기 한번 하기도 힘들었다. 겨우 한다는 얘기가 “저기, 혹시 그 자료 좀 주실 수 있나요?”였다. 삭막하다 못해 총소리만 나지 않았지, 마치 전쟁터 같았다.
'오늘도 야근 확정인가.'아직 해결 못한 일들이 아침부터 막 괴롭혔다. 꼭 그럴 때가 있다. 일은 엄청 많은데, 도와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시간은 진짜 빨리 가고. 마치 톱니바퀴가 막 엇갈린 것처럼, 뭔가 계속 삐걱거리는 느낌.
점심시간, 구내식당 갔는데 텅 비어 있었다. 다들 어디 갔지? 혼자 밥 먹으니까 괜히 나만 붕 떠 있는 기분. ‘나…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갑자기 불안해졌다.
퇴근 시간인 6시. 내 책상에는 아직도 서류가 쌓여 있었다. 젠장. 다시 의자에 앉았다.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 마우스 딸깍거리는 소리만 조용한 사무실에 울려 퍼졌다.
밤 10시, 드디어 끝났다! 사무실 문을 딱 열고 나왔는데, 캄캄한 밤. 가로등 불빛만 보였다.
반짝반짝 예쁜 야경이 보이긴 했는데, 내 마음은 왜 이렇게 텅 빈 것 같을까.
집에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뻗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 그냥 멍하니 천장만 봤다. 처음 취업했을 때가 생각났다. 그때는 진짜 좋았는데… 지금은 다 옛날 얘기네. 쩝.
팀 회식 때 부장님이 나한테 “도대체 자네는 뭘 잘하는 건가?”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냥 웃으면서 넘어가긴 했는데, 그날부터 계속 그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나는 뭘 잘하는 거지?
퇴근하고 집에 가면 정말 깜깜한데, 혼자 “수고했다” 말하고 씻고 잤다. 며칠 전에 인스타그램 보는데, 친구들은 막 해외여행 간 사진, 맛있는 거 먹으러 간 사진, 새로 산 차 사진 올리고 그랬다. 그때 정말 우울해졌다. ‘나는 뭐 하고 있는 거지?’ 쟤네는 다 잘 나가는 것 같은데, 나는 왜 맨날 똑같지? 자꾸 나 자신을 깎아내리게 되고, 뭔가 부족한 것만 같았다.
다음 날 아침, 다시 7시 알람이 울렸다. 또 똑같은 하루가 시작되겠지. 하지만 오늘은 뭔가 다르게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나만의 ‘뭔가’를 만들어 보기로!
제일 먼저 시작한 건 운동이었다. 퇴근하고 헬스클럽 가서 땀을 뺐다. 처음에는 진짜 힘들었다. 며칠 하다 보니 몸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게 느껴졌다. 운동하는 동안에는 다른 생각을 안 하게 돼서 좋았다. 그냥 내 몸에만 집중하는 거다.
그다음은 독서였다.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 한 페이지, 점심 먹고 또 한 페이지. 나와 비슷한 감정과 경험을 겪은 사람들의 글을 읽자 뭔가 새로운 걸 알게 되는 것도 좋았다. 마음도 편안해졌다. 나만 미래를 불안해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들은 그만큼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가치를 채워가는 일을 반복해 나갔다. 운동, 독서는 필수였다. 그때부터 나도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는 진짜 신기했다. 그냥 내 맘대로 막 쓰는 건데, 뭔가 스트레스가 풀렸다. 처음에는 엄청 어색했는데, 자꾸 쓰다 보니 스마트폰으로 2,3000자를 넘게 쓰기도 했다. 지금도 지하철의자에 앉아 두 손가락으로 쓰는 중이다. 과거 의미 없는 영상만 보던 나에서 생각이 바뀌니 행동이 변했고 삶까지 이어졌다.
주말에는 공원에 갔다. 숲길 걸으니까 완전 힐링 되는 기분. 새소리도 좋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도 좋고. 마음이 진짜 편안해졌다.
가끔은 혼자 카페에 가서 커피 마시면서 멍 때리기도 한다. 창밖 보면서 아무 생각 안 하고 있거나, 좋아하는 노래 듣거나. 카페는 나만의 아지트 같은 곳이다.
물론, ‘나만의 루틴’을 지키는 게 쉬운 건 아니었다. 야근하는 날은 운동 빼먹기도 하고, 너무 피곤하면 책은 그냥 덮고 잘 때도 있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하루 이틀 정도는 그냥 쉬고,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힘들 때마다 나 자신한테 막 주문을 걸었다. ‘괜찮아, 다시 하면 돼!. 작심 3일 100번 하면 성공한 거야'
신기하게도, 루틴을 만들고 나니까 점점 바뀌기 시작했다. 스트레스도 덜 받고, 긍정적인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더 좋아하게 됐다.
예전에는 “나는 왜 이렇게 쳇바퀴 같은 삶을 살고 있을까?” “나는 왜 이렇게 부족할까?” 맨날 남들이랑 비교하면서 나 자신을 괴롭혔는데. 루틴을 시작하고 나서는 그런 생각이 많이 없어졌다. 지금은 그냥, “나는 나만의 길을 가고 있는 거야!”라고 생각한다.
매일 아침,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하루. 9시 출근, 6시 퇴근, 그리고 다시 집으로. 가끔은 내가 누구인지, 이 회사의 부속품은 아닌지 헷갈릴 때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나를 지키는 건 결국 나 자신이라는 것을.
운동, 독서, 글쓰기. 엄청 대단한 건 아니지만, 나만의 루틴을 통해 나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텅 빈 사무실에서 혼자 야근하는 날에도, 나는 괜찮다. 내 안에는 나를 일으켜 세우는 힘이 있다는 걸 아니까.
미생(未生)에서 완생(完生)으로. 아직 완벽한 삶은 아니지만, 나는 멈추지 않을 거다. 매일매일 나를 갈고닦으면서, 언젠가 완생 깃발을 꽂을 그날까지! 오늘은 또 뭘 하면서 하루를 채워야 되나.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