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물 센터에서

by 회색달

잊지 못한 첫사랑,

어린 시절 간직했던 꿈.

평생 두 가지 숙제처럼

나를 따라다닌다.


내 마음은 어쩌면

지하철 분실물 센터.


주인 잃은 물건들이

말없이 쌓여가는 곳.


수많은 잃어버린 것들 사이

가장 소중한 짐처럼

너라는 이름의 첫사랑이

그곳에 놓여 있다.


사람들은 왜일까.

두고 온 소중한 것을 외면한 채

새로운 무언가만 찾아

또다시 헤매는 걸까.


진정한 사랑을 찾아 나선 길도

어쩌면 같은 모습 아닐까.

내 안의 잃어버린 짐들을

돌아보지 않은 채.


오래도록 그곳에 놓인

너를 보며 문득 깨닫는다.


사랑은 남으로부터

더 나은 사람을 찾는 게 아니라,

내 안의 잃어버린 나를 마주하고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되려

노력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내 마음의 분실물 센터를

외면하지 않고 들여다보는 일.


그것이 진정한 사랑을 향한

첫걸음임을 이제는 안다.



서울에서 춘천역 지하철 막차를 타고 내렸는데, 깜빡 잊고 수첩을 두고 내렸어요. 다시 찾아보려고 했지만, 방금까지 앉았던 자리에도, 분실물 센터에도 없었죠. 그러다 쓰레기통에서 수첩을 발견했을 때, 그 반가움이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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