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항상 사소한 데서 시작된다]
늦은 밤 퇴근길
사무실을 나서다
주머니를 뒤적였는데
오른쪽만 있었다.
지워진 왼쪽의 마지막 기억과
찾을 수 없을 거라는 체념 때문에
그냥 한쪽으로만 음악을 듣기로 했다.
늘 듣던 노래였다.
Beach House - Space Song
왠지 오늘은
가사가 더 또렷하게 들렸다.
숨소리와 쉼표가 먼저 와닿았다.
그렇게 오래 걸으며
한쪽 귀로만 세상을 듣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네가 없어진 자리도
이런 감정이었을까.
둘이었던 날에는
몰랐던 것들이
하나가 돼서야
조금씩 들려오기 시작했다.
혼자 듣는 노래가
조금은 어색하지만
그래도
음악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니까,
나는 아직
완전히 잃어버린 건 아닌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