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지 못한 여름

by 회색달

네 번의 계절 중에

슬픈 계절은 여름이다.


비가 오면

땅에 고인 물웅덩이는

여름이 흘리고 간 눈물 자국이다.


거센 소나기에 휩쓸려

땅으로 내려앉은 여름은

다시 오르지 못했다.


탁한 물웅덩이에

발 빠졌을 때,


기어코 바지 자락을 타고 오르는

몇 방울의 여름이

미처 오르지 못한 채

남아 있는 걸 느낀다.


여름의 다른 이름은 슬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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