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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나를 바꾸는 작은 습관》

3-1. 글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시작법

by 회색달

하루 5분 메모에서 시작하는 글쓰기 습관을 갖는다!


요즘 나는 매주 토요일, 이은대 대표가 진행하는 온라인 줌 ‘자이언트 북 컨설팅’ 책 쓰기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처음엔 단순히 ‘언젠가 나도 책을 써야지’라는 마음만 있었는데, 막상 앉아서 쓰려니 글이 나오지 않았다. 머릿속으로만 글을 쓰는 건 마치 거울 앞에서만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과 같았다. 변화는 바라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는, 그런 모순 말이다.


나는 글을 쓰면서 달라졌다. 처음부터 글이 인생을 바꿔줄 거라고 기대했던 건 아니었다. 그저 머릿속이 복잡할 때, 뭔가 정리되지 않은 기분일 때 펜을 들어본 것이 시작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몇 줄 쓰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적어낸 글자들이 내 안에서 오래 맴돌던 감정을 대신 짊어지고 떠나주는 것 같았다.


글을 쓰기 전의 나는 내 상황을 그저 피상적으로만 받아들이곤 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왜 이렇게 안 되지?’라는 막연한 탄식으로 끝났고, 관계에서 불편함이 생기면 ‘다른 사람이 문제겠지’ 하고 외면해버렸다. 그런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조금 달라졌다. 내 현재 상황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내가 느낀 감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오늘 회의에서 불편했다’라는 한 줄을 적으면, 그 다음에는 자연스레 질문이 이어진다. 왜 불편했을까? 상대가 날 무시해서? 내가 준비를 덜 해서? 아니면 내가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마음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까? 질문을 붙이다 보면 단순히 불쾌했던 경험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게 되는 재료가 된다. 이 과정이 글쓰기의 힘이었다.


또 하나 달라진 점은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다. 글을 쓰다 보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마음도 곱씹게 된다. 누군가 나와 다르게 행동했을 때, 예전 같으면 ‘왜 저래?’ 하고 짜증으로 끝냈을 텐데, 이제는 글을 쓰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 사람은 어떤 이유로 그런 선택을 했을까? 그러면 의외로 답이 쉽게 나온다. 나와 같은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고, 혹은 나와는 전혀 다른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그렇게 글쓰기가 나를 조금 더 유연한 사람으로 바꿔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글쓰기는 나를 앞으로 움직이게 만들었다. 예전에는 실수를 곱씹으며 후회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 하지만 글로 기록해두니 ‘실수했다’라는 문장 뒤에 자연스럽게 ‘그래서 다음에는 어떻게 하지?’라는 질문이 따라왔다. 반성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음 선택을 준비하는 힘을 얻게 된 것이다. 글은 과거의 기억을 정리하는 동시에 미래를 계획하는 연습장이 되어주었다.


혹시 아직 글쓰기 습관을 들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시작해보길 권하고 싶다. 처음부터 긴 글을 쓰겠다는 부담은 내려놓자. 스마트폰 메모장에 오늘 느낀 감정을 단어 하나로만 기록해도 된다. ‘피곤’, ‘후련함’, ‘기대됨’ 같은 단어면 충분하다. 그 단어들이 쌓이다 보면 어느 날 문장이 되고, 문장이 모이면 어느새 나만의 글이 된다.


글쓰기는 거창해야만 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작은 습관 하나가 나를 바꾸는 출발점이 된다. 나도 그렇게 조금씩 달라졌다. 당신도 분명 그렇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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