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매번 결심을 지키지 못할까

by 회색달
노력은 눈에 띄지 않지만, 꾸준함은 반드시 결과로 드러난다.

새해에 세운 계획을 아직도 지키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처음에는 다들 꽤 진지하다.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다짐하고, 책을 더 읽겠다고 마음먹고,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다.

몇 주만 지나도

처음의 마음은 어딘가 흐릿해진다.


설 연휴에 읽겠다고 시리즈로 구입한

K 작가의 책 네 권도 그렇다.

지금까지 겨우 한 권을 읽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올해 계획이 벌써 물거품이 되는 건 아닐까


헬스장도 비슷하다.

지난해 5월에 등록해 둔

최신 기구가 가득한 그곳을

나는 일주일에 한 번쯤 겨우 들른다.


마라톤이다, 테니스다, 골프다

이런저런 운동을 핑계 삼고 있지만

어느 운동이든 근력운동은 기본인데 말이다.


그래서일까.

며칠 전부터 왼쪽 발목이 시큰하다.


적어 두었던 목표는 노트 속에 그대로 남아 있고

나는 여전히 비슷한 하루를 살고 있다.


나 역시 그 노트를 가끔 다시 펼쳐 본다.

그리고는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왜 또 이렇게 되었을까.’

내가 게을러서 그런 걸까.

내가 끈기가 부족해서 그런 걸까.


우리는 종종

자신의 의지를 의심한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문제는 의지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는 결과를 너무 빨리 원한다.

이 정도는 해야 하고,

이만큼은 변해야 하고,

결국은 이런 사람이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기준은 대부분 너무 높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모습이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늘 부족하게 느껴진다.

아직

원하던 결과에 도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삶은 결과보다

과정으로 이루어진 시간이 훨씬 많다.

‘다르게 산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일이 아니다.

어제와 조금 다르게

오늘을 사는 것이다.


어제보다 조금 덜 미루고

어제보다 조금 더 나답게 선택하는 것.

그 하루들이 쌓이면

그 과정이 결국 결과가 된다.


꾸준함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결과는 반드시 드러난다.


결과는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뒤에서 따라오는 것이다.


그래서 굳이 새해가 아니어도 괜찮다.

월요일이 아니어도 괜찮다.

다시 시작하기 위해

특별한 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오늘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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