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인간들이 거인을 꽁꽁 묶으며 자신만만해하지만,
거인이 한 번 움직이자 모든 노력이 허무하게 풀려버린 이야기.
문득 생각했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가소로운 소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창피함도 들었고.
거인과 소인은 늘 바뀐다.
누군가의 세상에서 나는 거인일 수도,
또 다른 세상에서는 소인일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서로의 크기를 재는 게 아니라
그 존재를 이해하려는 마음 아닐까.
: 어른이 되어 걸리버여행기를 읽고 난 후
“회색달은 아직 완전히 알지 못하는 나 자신을 담은,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달빛입니다. 나는 이 빛을 따라 조금씩 나를 알아가고, 언젠가 더 선명한 빛으로 나아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