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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완성될 때

24[부딪히 지나온 것들. 파도는 늘 있었고, 나는 그 위에 있었다.]

by 회색달


별을, 자세히 바라보면
어느 별은 유난히 밝고,
또 어느 별은 조금 덜 밝다.

멀리서 보면 그 차이가 커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다들 비슷한 온도로 빛나고 있을 것이다.

밤은,
별 하나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예전엔, 저 별이 부러웠다.
나보다 훨씬 더 반짝였으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 알았다.
그 별도 내 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는 걸.

서로의 빛이 어우러져,
밤이 완성되는 거였다.

그걸 알기 전까진
내 앞에 안개가 짙게 껴 있었다.

괜히 비교하고,
괜히 작아지고.

그러다 바람 한 번 불고 나니,
내 자리에서도
나도,
충분히 빛나고 있었다.

누구나,
자기 자리에서 빛을 낼 뿐
크든, 작든, 상관없다.

다만, 그걸 알기까지는
조금의 시간이 필요할 뿐.

안개는,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걷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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