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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자리에서

29[부딪히 지나온 것들. 파도는 늘 있었고, 나는 그 위에 있었다.]

by 회색달


넘어졌다고 해서 실패는 아니었다. 자리에는 내가 달리다 흘린 땀과 발자국뿐이었다. 허들은 나를 막으려 선 게 아니었다.

단지 내 안의 두려움을 보여주려 서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일까, 성장은 꼭 이런 순간에 찾아온다.

내가 할 일은 단순하다. 넘기 위해 다시 일어서는 것. 그것뿐이다.


아주 가끔은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넘어지면 울고, 그쳤다가 다시 일어나 웃던 그때로. 그 순간은 용기였을까, 아니면 실패라는 말을 배우기도 전이었던 까닭이었을까.


도전은 거창하지 않다. 다시, 일어서는 것.


오늘도 나는 서툴고, 약하고, 바보 같다.

하지만 또 한 번, 마음을 단단히 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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