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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인연

by 회색달


흔한 말이지만

사람 사이엔 때가 있다.


붙든다고 머무르는 사람 없고

놓쳤다고 떠나는 사람만 있는 것도 아니다.

흐를 건 흐르고

남을 건 남는다.

물길이 그렇듯, 마음도 그렇다.


나는 한때

사라진 별을 찾아 헤맸다.

왜 꺼졌는지,

왜 나만 어둡게 남았는지.

밤마다 이유를 붙든 채

홀로 환해지길 기다렸다.


그러다 알았다.

별을 붙잡는 게 아니라

밤이 오면

다시 떠오른다는 걸.


그래서 이제는

가려는 사람은 보내고

머무르는 사람은

굳이 말 붙이지 않고 곁에 둔다.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인연은 계절처럼 제때 오고,

제때 간다.


나는

특정한 별 하나가 아닌,

내일의 밤을 기다릴 뿐이다.


그 정도면

마음은 제자리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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