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부딪히며 지나온 것들. 파도는 늘 있었고, 나는 그 위에 있었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주인공은 흰 눈밭을 걷는다.
발이 눈 속으로 푹푹 빠진다.
배경은 대부분 눈뿐인데
걷는 장면만 남았다.
여행도 그런 시간 같다.
걷고, 흔들리고,
다시 걷는 방법을 터득하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모든 순간이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바람에 모자가 날아가고,
길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여관 주인의 잉어 서리에 동참했다가
경찰 조사를 받는 일까지.
계획에 없던 일들이
오히려 이야기가 된다.
결국 여행은
어떤 장소를 찾았는지가 아니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무엇을 느꼈는지가 남는다.
그리고 그 감정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순간,
비로소 여행은
나의 것이 된다.
"이렇게 즐거웠던 건 오랜만이에요
여행과 나날 중 심은경의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