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없는 바다에서

by 회색달

매주 같은 요일에 카페를 찾는다.

가장 안쪽 자리, 일인용 테이블, 콘센트 옆.


노트북을 켜기 전 휴대폰을 먼저 꺼내

알림 몇 개를 넘기다 보면

어디선가 저장해 둔 문장을 다시 읽게 된다.


이번엔

관계에 대한 말이다.

짧고, 단정적인.


나는 그 문장 아래

좋아요 숫자를 한 번 보고

다시 위로 스크롤했다.


이 문장이 맞는지 아닌지보다

사람들이 그 아래에

무어라 대꾸하는지가 더 궁금했으니까.


휴대폰을 엎어두고 노트북을 열었다.


방금 읽은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었다.


카페의 소음,

식어가는 커피,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사람관계에 대한 글을 쓰는 중이다.


그래서 글과 말보다

사람이 남는 쪽에 관심이 많다.


나는, 아직도

고래를 보지 못했지만,

오늘도 바다에는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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