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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달리 Mar 23. 2024

미 완성

창피하고, 쑥스럽고, 미안한 사람

긴 숨 한 번 내쉬었더니 창문에 도화지가 생겼다.


달과 별빛을 펜 삼아 당신을 그리려다가

그만 놓치고 말았다.


창백한 입 김 위에 다시 그려보지만

조금씩 희미해지는 당신.


그리기를 반복하다가,

창문 탓을 하고

날씨 탓을 하고

내 탓을 하다가


끝내 당신을 그리지 못했다.


지갑 속 넣어둔 사진을 다시 봤다.


이제야 기억이 난다, 당신의 얼굴이.

다시는 볼 수 없는 당신의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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