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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마음일기

결심

결론보다 결심이 필요하다

by 회색달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2차 세계대전 수용됐다가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다. 전쟁 초기까지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전쟁이 곧 끝날 것이고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 희망을 가졌다. 그러나 오랜 수용에 삶의 의지조차 포기한 사람이 늘어났다. 희망은 좌절로 바뀌어 갔다. 자신은 절대 살아나갈 수 없다며 비관했고, 결국 얼마 안 되어 죽음을 맞이했다. 반대로 자신이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찾아 매일 결심을 세운 사람은 끝까지 살아남아 고향으로 돌아갔다.


이미 내려진 결론에만 집중하고 있으면 삶은 사소해진다. 복잡한 현실을 단순화하여 자기만의 결론을 내린다. 삶 전체를 흔들 수도 있다는 말이다. 큰 실패를 겪은 뒤 찾아오는 비난, 후회가 삶을 뒤 망친다면, ‘다시’라는 결심은 바람으로부터 막아주는 벽이 된다. 일어날 수 있는 버팀목이 된다. 매일 세우는 작은 결심이 모였을 때 비로소 내려진 결론을 이겨내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후회했다. 후회를 또 후회했다. 내 삶의 다른 중요한 건 신경 쓰지 않고 살았다. 지금은 후회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우려 노력 중이다. 대신 다짐을 세운다. 그 예로 아침에 일어나 식탁에 앉아 책을 펴 한 페이지를 읽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시작한다. 불과 5분이다. 주변도 돌아본다. 아니면 창문을 활짝 열어 지나는 자동차를, 사람을, 하늘을 본다. 평범한 날이지만 어떤 의미를 두느냐에 따라 중요하다. 그럼 하루를 다시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함이 저절로 생긴다. 매일 아침 눈을 떠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매일 새로운 삶을 산다. 그 방법은 어떤 결심을 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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