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에서 부는 바람 탓에
결국 민들레는 버티질 못했다
이제는 부모의 품에서 떠나듯
모두 떠나는데
세상 밖으로 날아가 갈 준비 마친 씨앗 하나
끝까지 다른 형제들처럼 떠나질 못한다
열심히만 하면 이루어질 꿈이라고
너도 할 수 있다고
다독이던 형제는
바람에 의지해
다시 보이지 않는 곳까지 날아가고
어디로 가야 하나
언제쯤 가야 하나
나의 발 디딜 곳은 어디에
제 마음 드는 곳 보다
바람에 실려와 꽃 피운 곳 이거늘
결국 밟히고 뽑혀
고개 한번 제대로 들지 못했다.
언제까지 바람을 기다려야 하는가
한 지붕 빼곡히 살 맞대고 살았던
그때의 얼굴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