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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현기 Nov 27. 2024

후회의 정의


여러분은 어른이 되었다 하는 기준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얼마 전 인터넷에서 재미있는 삽화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시대의 2,30대와 아버지 시대의 2.30대를 비교한 그림이었는데요, 대조적인 모습이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30대 시절에는 가족을 구성했고 나도 있었습니다.

 작지만 집도 있었고 자동차. 직업까지 있었죠.


 지금은 어떨까요? 단편적인 예시에 불과하겠지만, 결혼도 포기, 직장도 포기 한 나의 30대 모습이었네요.


이 모습이 잘못되었다는 건 아닙니다.

단지 아버지의 30대와 지금 나의 30대의 차이에서 오는 묘한 기분이랄까요.


 토요일 저녁, 독서모임에 참여한 한 회원분께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부모님을 보고 있노라면 어른 같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나이가 그때의 부모님과 비슷할 텐데, 나는 왜 다른지 모르겠네요. 아직도 어린아이 같은 기분이고, 부모님처럼 이룬 것이 없는 것 같아 허탈하기도 합니다. "


같은 생각을 하는 분이 있는 걸 보면, 비단 저만 이런 고민을 하는 건 아니었나 봅니다.


외면 적인 것이야, 다르겠지만 이런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어른이란 어떤 존재일까요? 어느 정도 나이를 먹어야 어른이 라고 할 수 있을까요? 재미있는 건 50, 60대도 일흔, 여든을 넘기신 분들께는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나이는 태어난 해로부터 오늘까지 이어진 날짜의 기록이니까요.


제 생각이지만, 이것 또한 상대적인 것 같습니다. 나보다 나이가 어린 누군가에게는 어른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부모님에게 아직까지 출근길에 '찻길 조심해라'라는 말을 들을 정도라면 말이죠.


부모님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연휴가 지났으니 집에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가까이에서 볼 기회가 있으셨을 겁니다.


어땠나요? 내가 어린 시절의 그때 그 모습이었나요? 한 참 성장한 나 보다 작지 않았나요? 작아진 등만큼 이나 부모님은 무엇과도 바꾸지 못할 하나를 이룬 것이 있습니다.


본인보다 커진 나를 키워낸 일이죠. 이것 하나만큼은 분명할 겁니다. 내가 어른이 되어가는 긴 시간 동안 그분들께서는 후회하지 않았을 겁니다. 나의 부모가 된 것을 말이죠.


제가 생각하는 어른의 기준은 후회에 얽매여있지 않는 것입니다. 지난 시간이 어떻든 간에 과거의 일은 잊고 지금 내가 내딛을 걸음에 집중하기.

어쩌면 무거운 짊을 지고 걸었던 우리의 부모님께서도 같은 생각을 하며 그 긴 시간을 행복이라는 표현을 썼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오늘 하루는 남은 내 인생에 가장 젊은 날이라고 하죠?


후회하지 않도록, 멋지게 살아내셨으면 합니다.



* 21.9.26 23:24  독서모임을 마친 토요일 늦은 밤의  일기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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