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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민들레와 어머니

시집 [그리움 갈아입기]

by 회색달



앞 볼이 간지럽다

눈 물이 난다

콧 물도 난다

봄이 왔나 보다


바람 불어도

제 자리 꼼짝 않는

억척스러운 꽃인 줄 알았는데


뒤돌아 보니

어느새 하늘을 날고 있더라.


억지로 잡으려 마라

어차피 못 잡는다


봄이라 그런 줄 알았는데

봄조차 짧을 줄 은 몰랐다


노란 머리 한참 보다가

'와' 하는 동안


'아' 탄식으로 바뀌니까

백발 머리 보이더라.


들이며 밭이며 당신 향기

익숙해져 갈 즈음 그제야

알았다니까


당신의 봄은 너무도

짧았다는 걸


*창피하고, 쑥스럽고, 미안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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