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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그리움 갈아입기]

by 회색달


은행나무는 오늘을 위해

긴 시간 동안 바람을 맞아가며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나


계절이 바뀌어

다들 옷을 하나둘 바꾸어 가는데

한 녀석은 무슨 미련인지 그대로다.


놓친 여름이 아쉬운 걸까,

다가오는 겨울이 싫은 걸까


그 마음을 알리는 없겠지만

하나만큼은 분명하겠다.

곧 나도 나이 한 살을 더 먹겠다.


각자의 삶의 몫이 있다는 데

나는, 아직도 너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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