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제주도 여행을 좋아했다. 불규칙한 날씨, 툭하면 내리는 국지성 호우, 들고 있던 우산이 날아갈 정도로 거센 비바람이 불어도 다음 여름에 또 비행기 표를 예매했다.
비가 그친 짧은 순간, 구름 사이 고개 내민 무지개 때문이었다. 여행이 마음처럼 되지 않겠지만 예상치 못한 기쁨, 내가 얻은 여행의 묘미였다
왜 삶은 나에게만 비 내리는지, 왜 바닥은 질퍽이기만 하는지 원망하지 말자. 소나기 그친 후 만난 무지개처럼 내 삶의 기적 같은 순간은 언제든 오니까. 독서는 나에게 단단한 바닥이었고, 비를 막아주는 우산이 되었다가, 끝내는 무지개로 됐다.
나에게 일어날 기적 같은 순간을 위해 오늘도 묵묵히 살아가자. 희망의 끈을 놓지 말자. 어둡기만 했었던 삶의 터널 끝 빛이 기다리고 있다.
-성형독서 퇴고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