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이나 하지, 왜 영양제를 만들어?

뉴트리아이를 하고 있는 이유

by 레디약사

내용이 어렵고 길 수도 있습니다.

다만 영양제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만 읽어보세요.

무조건 도움이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처음 약사가 되었을 때, 최소 200명의 아이들이 아파서 다녀가는 약국에서 일을 했습니다.

일은 너무 고됬지만 원래 아이들을 너무 좋아하는 성격이라 나름 만족하며 일했었죠.

(가루약 만드는 게 어른 대비 3배 이상 힘듦)


"선생님 감사합니다"


아이들을 보면서 저도 순수해지는(?) 듯한 느낌,

약사로서 저에게는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동네 소아과에는 큰병으로 오는 케이스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감기, 배탈, 비염, 중이염, 키성장클리닉 이정도(?)

가벼운 질환만 오지 큰 병들은 대부분 큰 병원으로 갑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질환들 위주로

어린이 영양제를 추천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약사로써 제가 느끼기에는

어린이 제품들은 좀 허접하다(?)라고 생각이 되더라고요.

약사가 되고 나서 지인들부터 가족들까지

많은 영양제 추천과 상담을 했지만

추천 할만한 제품이 없어서 못한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뻔한 클리셰로 느껴질 것 같지만

어린이 제품중에는 정말 제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내가 만들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것 같습니다.




"성분이 괜찮으면 맛이 너무 없고, 맛있으면 그냥 비타민 사탕이랑 다를 게 없다."


막상 성분이 마음에 들어서 권해드리면 여지없이 아이가 안 먹는다고하니

약사 입장에서 먹은걸 환불해드릴수도 없고.. 서로 난감한 상황이 됩니다.

그러다보니 약국에서 어린이 영양제를 자신있게 권하고 판매되는 구조가 어려웠습니다.

괜히 좋다고 비싼 제품 팔았다가 안 먹어버리면 서운한 상황만 생기거든요.


그래서 어린이 영양제를 만드는 제 기준은 단순했습니다.

맛 없으면 출시안한다. 확실한 효과가 없으면 출시 안한다.


(지금도 이 기준으로 맞춰서 개발을 하기 때문에

출시되지 못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아이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라는 약사로서의 마음도 있었지만,

어느 사업가들처럼 '내 제품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다'라는 인정 욕구도 있었습니다.


돈을 벌고 싶다는 마음도 당연히 있었지만,

약사라는 직업을 가진 순간부터는 돈도 중요하지만 자아를 실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좋으면 약으로 허가받지, 약이 무조건 좋은 거야."


지금은 영양제가 삶에 꼭 필요하다고 믿고 있지만,

저는 약대를 졸업할 때까지 영양제와 한약에 부정적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약을 먹기 싫어합니다.

이 인위적인 화학물질이 내 몸을 어떻게 만들지 모르니까요.

(특히 아이들은 더 싫어하죠.)


"건강기능식품들은 그렇게 좋다 하면서 왜 약으로는 허가를 안 받을까?"

이 간단한 궁금증이 여기까지 제가 오게 만든 것 같습니다.




약은 건강해지려고 먹는 게 아닙니다.

아프지 않으려고 먹는 거죠.

어디가 아파서 그걸 없애려고 개발한 게 약입니다.


"그럼 아프기 전에는 어떻게 해?

물건은 더러워지면 씻으면 되고, 어디가 고장 나면 교체하면 되는데 사람 몸은 어떻게 해야 돼?"


우리 몸의 장기들을 빼서 씻을 수도 없고, 교체할 수도 없으니..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스트레스 안 받고 건강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술, 담배 하지마시고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가 단골 멘트인 이유)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살 수가 없죠.

일도 해야 되고, 육아도 해야 되고, 집안일, 가족사, 친구 관계…

건강관리만 하면서 살기에는 너무나 할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프기 전 혹은 아프고 나서 약 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법적인 카테고리가 생겨나게 됩니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제 부정적인 생각은

직접 건강기능식품을 만들면서 달라졌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신선한 생선을 먹는 게 건강에 좋다는 건 모두가 아실 겁니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들은 건강한 식단을 짜고 그렇게 먹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인간들은 직접 생선을 먹을 수 없으니,

생선에 가장 중요한 성분인 '오메가-3'를 추출하여 먹게 됩니다.


자, 그러면 여기서 질문!

1. 의약품 오메가3

2. 건강기능식품 오메가3

3. 식품인 생선 기름(어유)

이들은 어떻게 다른 걸까요?




제가 생선을 잡아 추출하는 원료사를 운영하고 있다면,

우선 생선을 잡아 등급을 나눌 겁니다.

가장 품질이 좋은 생선부터 안 좋은 생선까지.

각 등급별로 팔팔 끓여 '생선 기름'을 만들겠죠.


이렇게 등급별로 나뉜 '생선 기름'은

좋은 생선일수록 신선하고, 나쁜 성분이 적을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좋은 생선기름'은 오메가3 원료로 쓰이게 됩니다.


왜? 좋은 생선기름을 오메가-3 원료로 쓸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좋은 생선 기름'보다 '좋은 오메가3 원료'가 더 비싸고 잘 팔리기 때문이죠.




'생선기름'을 고순도 오메가3 원료로 추출하면 EE형 오메가3 원료가 됩니다.

EE형 오메가3는 의약품 혹은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판매됩니다.

(요즘은 건강기능식품으로는 거의 안 씀)


그리고 여기서 더 좋은 원료를 만들기 위해

EE형 오메가3를 rTG형 오메가3로 만듭니다.

'rTG형 오메가3 원료'는 의약품으로는 안 쓰고, 건강기능식품 시장에만 판매합니다.


왜 EE형은 의약품으로 쓰고,

제일 좋은 원료인 rTG형은 의약품으로 안 쓸까요?


경제성 때문입니다.

rTG형으로 큰 비용을 들여 의약품 허가를 받더라도,

특허를 보장을 받지 못해 다른 회사들이 바로 따라 만들 수 있습니다.


즉, 내가 큰 돈 들여서 해봤자 남 좋은 일만 하는 꼴이 되죠.

(아마 4세대, 5세대 오메가3가 나와도 의약품으로 허가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rTG형 오메가3 원료는 대부분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판매됩니다.


생선기름 → EE형 오메가3 → rTG형 오메가3로 가는 과정에서,

추출 기술과 횟수에 따라 순도(60%, 70%, 80% 등)가 나뉘게 됩니다.


순도 60%라면 60%는 원하는 오메가3 성분이고,

나머지 40%는 추출 과정에서 같이 딸려 나온 기름입니다.


"어차피 용량만 똑같이 먹으면 되는 거 아니야?"

싶겠지만 불필요한 기름을 먹는 게 유쾌하지는 않으니,

순도 높은 원료가 비싸고 좋은 원료로 취급받습니다.


결국 가장 좋은 오메가3 원료는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건강기능식품 시장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제가 오메가3를 예시로 들었지만,

의약품·건강기능식품·식품은 이러한 이유로

경제성의 이유로 허가를 다르게 받습니다.

(결국 비싼건 비싼 이유가 있죠)


그래서 영양제 시장은 법적 허가만으로, 원료와 성분만으로,

또는 비싼 가격만으로 누가 좋다고 정의할 수 없는 시장인 것 같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영양제는 잘 먹지 못하는 현대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제품이며

건강에 분명 도움이 된다는 점입니다.




'그럼 어린이들에게 영양제가 필요한가?'


저는 무조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대와 문화가 바뀌면서

과거에는 영양실조를 걱정해서 필요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잘못된 식습관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것과 별개로

어린이 영양제 시장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어른 영양제에 비해 만들 수 있는 제형도 적고,

쓸 수 있는 성분도 적고,

맛도 있어야 하고,

제조 단가도 비싸며,

시장도 작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회사들은 어른 제품을 만들다가

사이드로 어린이 제품을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적으로 어린이 영양제를 만드는 회사는 거의 없죠.


그래서 저는 어린이 전문 영양제 회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남들이 안 하는 힘든 길을 가는 게 제 팔자거든요…ㅎ)


제가 보기엔 괜찮은 제품들이 너무 없어서

오히려 기회의 땅으로 보였습니다.


세상도 바꾸고, 아이들에게 도움도 되고,

돈도 벌고—일석삼조라고 생각했죠.




요즘 대부분의 영양제 회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의사가, 약사가 만들었습니다."


정말 본인이 만든 건지,

아니면 마케팅 문구인지 알 수 없지만요..


저는 약사가 맞습니다.

뉴트리아이는 제가 직접 개발하고 만든 제품들이 맞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건 간단합니다.

좋은 제품과 올바른 정보 전달.


저는 이걸 하고 싶어서

브런치에 글도 쓰고,

인스타 채널도 운영하고

유투브에 영상도 올리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놀러와 주시면,

좋은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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