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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즘 Jul 19. 2024

왜 '칼럼니스트 브이로그'는 없을까?

  요즘 시간이 남을 때면 유튜브에서 브이로그를 본다. 주제는 다양하다. 자취, 요리, it, 일상, 직업, 때로는 고시원처럼 사는 곳 그 자체가 브이로그 소재가 되기도 한다.


  내가 요즘 보는 브이로그는 '작가 브이로그'다. 주로 웹소설 작가의 브이로그가 많이 나온다. 이들은 일반 직장인이 근무하는 시간만큼 혹은 그것보다 더 오래 글을 쓴다. 끈기가 대단하다. 도구도 다양하다. 씬이 바뀔 때마다 형형색색의 키보드가 등장한다. 그래픽이나 음악 종사자, 개발자한테나 볼 수 있었던 맥 컴퓨터도 등장한다. 자신만의 작업실을 꾸민 작가도 있다. 그 사이에 자연스레 섞이는 일상. 열심히 사신다.


  물론 나는 웹소설 작가나 독자도 아니고 웹소설 작가 브이로그에 대해 비평할 마음도 없다. 내가 이번에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왜 칼럼니스트는 브이로그가 없는지에 대해서다.


  나의 부업이 칼럼니스트인 만큼 웹소설 작가보다 더 동질감이 느껴지는 칼럼니스트의 브이로그를 검색하려 했으나 요즘 이슈 영상만 나오고 실패했다. 칼럼니스트는 브이로그에 대한 열망이 없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를 살펴보자.


1. 칼럼니스트라는 말이 너무 거창하다.

  나만 해도 아직 햇수로 3년 차이고, 만으로는 2년이 조금 넘었다. 경력이 일천한데 '칼럼니스트 브이로그'를 찍는다면 독자들이 뭐라고 생각하겠는가? 겉멋만 들었다고 평가하지는 않을지 두렵다.


2. 칼럼니스트는 신상을 드러내야 하는 직업이다.

  필명을 쓰시는 분도 계시지만, 사실 칼럼니스트는 본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다른 프리랜서도 그렇지만, 칼럼니스트는 자기 자신과 자신이 구축한 전문성 그 자체가 브랜드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칼럼니스트일세라고 유튜브에 직업을 드러내는 순간 유튜버의 신상도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3. 브이로그가 칼럼니스트 활동에 독이 된다.

  칼럼니스트가 유튜브 활동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칼럼으로 쌓은 전문적 지식과 명성을 가치 있는 콘텐츠로 만들어 유튜브에 공개할 때의 이야기이다. 브이로그는 칼럼니스트가 응당 지녀야 할 전문성이나 퍼스널 브랜딩과는 거리가 멀다. 이미 데뷔한 칼럼니스트가 브이로그를 찍는다면 이미지만 소비되고 말 것이다.


4. 칼럼니스트는 어디에나 있다.

  시사 평론, 작품 리뷰, 일상 에세이 등의 장르가 유튜브에 이미 있다. 형식이 다르니 칼럼은 아니지만, 칼럼과 유사한 활동을 하는 유튜버는 세상에 많다. 그러니 굳이 칼럼니스트를 내세우며 브이로그를 공들여 만들지 않아도 충분하다.


  이상으로 나의 짧고 얕은 생각을 바탕으로 '칼럼니스트 브이로그'가 없는 이유에 대해 논증해보았다. 어디까지나 한국 유튜브에 한한, 그것도 나 한 사람이 브이로그를 찍지 않는 이유에 대한 글이니 아주 좁은 식견으로 쓴 글인 셈이다. 그래도 독자 여러분의 궁금증이 풀리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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