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마시는 새 리뷰

눈물을 마시는 새가 가장 아름답게 운다

by realbro
XL 눈물을 마시는 새 - 이영도 저


중학생 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존 판타지와 확연히 다른 것과 거대한 세계관, 흥미로운 모험 줄거리 덕분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15년이 지나 다시 읽었을 때 세계관과 스토리도 좋았지만, 왕과 전쟁에 관한 작가의 메시지와 여러 인물의 내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목차

왕, 눈물을 마시는 새
네 선민 종족
반전의 반전
등장인물에 대한 생각




왕,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 눈물을 마시는 새, 독약을 마시는 새, 물을 마시는 새. 이렇게 모두 네 마리가 있었습니다. 눈물을 마시는 새는 가장 빨리 죽는다고 합니다. 몸 안에 둘 수 없어 흘려보내는 해로운 눈물을 마시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눈물을 마시는 새가 가장 아름답게 웁니다.


눈물을 마시는 새는 왕을 의미합니다. 왕은 누구인가요? 백성 위에 군림하고 지배하는 자일까요? 왕은 대신 죽어주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문명의 초창기에는 희생양이 필요했습니다. 제물로 바쳐져 집단에 평화를 찾아오게 했습니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고 희생양에 신비로운 힘이 있다고 여겨 오히려 대접받게 된 것이죠. 왕이 사람들의 눈물을 대신 마셔 눈물이 없어진 사람들은 전쟁, 확장, 약탈을 서슴없이 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책임은 왕이 지게 되었으니까요.


조선시대 왕들과 중국 황제들이 큰 권리를 누렸지만 궁궐 밖도 나가지 못하는 생활을 하는 것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를 책임져 줄, 좋게 말하면 통치해 줄 한 사람을 가두고 귀하게 대접하는 게 아닐까? 그리고 눈물을 마시는 새를 읽으면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네 선민 종족

눈물을마시는새.png 네 선민 종족 - 왼쪽부터 나가, 레콘, 도깨비, 인간


눈물을 마시는 새에는 네 선민 종족과 각 종족의 신이 등장합니다. 각자 확연히 다른 개성을 가졌지만 모두 지성을 지닌 "사람"입니다.


나가
몇백 년 전 대확장 전쟁으로 세상의 반을 차지하고 나머지 세 종족과 담을 쌓은 사람들입니다. 파충류처럼 냉혈동물로 추운 곳에서는 살지 못합니다. 대확장 전쟁이 멈춘 것도 추운 기후로 북진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심장을 적출해서 불사 수준의 생명력을 가졌고, 음성 대신 정신 교류 수단인 "니름"으로 소통합니다. 빛 대신 열을 볼 수 있습니다.


물을 의미하는 발자국 없는 여신을 모십니다.


레콘
3미터나 되는 거대한 몸집에 닭을 닮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타고난 전사들이지만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 모이지 않고 각자 자신의 숙원을 이루기 위해 살아갑니다.


땅을 의미하는 모든 이보다 낮은 여신을 모십니다.


도깨비
2미터 정도 되는 큰 키를 가지고 유머를 즐기는 유쾌한 사람들입니다. 불을 자유자재로 다루지만 피를 보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무해한 평화주의자입니다.


불을 의미하는 자신을 죽이는 신을 모십니다.


인간
우리가 아는 인간입니다. 현대인보다는 삼국시대, 고려시대 정도의 옛날 사람들입니다. 왕을 잃어버린 사람들로 인간끼리 반목하고 전쟁합니다.


바람을 의미하는 어디에도 없는 신을 모십니다.


두억시니
신을 잃어버린 5번째 종족입니다. 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정해진 규칙 없이 모두 다른 괴상망측한 형태를 가지고 정신도 일관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신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신을 뛰어넘은 첫 번째 종족의 잔해입니다. 빛으로 추정되는 자신을 볼 수 없는 신은 이들을 보내고 네 명의 신에 의해 행복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반전의 반전


셋이 하나를 상대한다.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말입니다. 이 말을 중심으로 반전의 반전으로 이야기가 두 번 확장되었습니다.


이야기는 네 종족(나가, 사람, 도깨비, 레콘) 중 하나인 나가를 구출하기 위해 셋이 모이면서 시작합니다. 세상의 반을 차지하고 나머지 세 종족과 원수지간인 나가 종족이지만 한 명의 나가를 구하기 위해 세 명의 구출대가 결성된 것입니다. 나가 종족이 자신들의 신, 발자국 없는 여신을 죽이는 것을 막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첫 번째 반전으로 사실 나가 종족이 자신들의 신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가두기 위해서 구출대를 이용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잘못된 정보를 흘려 오히려 발자국 없는 여신을 봉인하고 여신의 힘을 이용하려 한 것이죠. 날씨를 조종할 수 있게 된 나가들은 다시 전쟁을 일으킵니다.


두 번째 반전은 발자국 없는 여신이 감금된 것은 자의였다는 것입니다. 구출부터 감금, 전쟁까지 모든 게 발자국 없는 여신(나가), 자신을 태우는 신(도깨비), 모든 이보다 낮은 여신(레콘)이 어디에도 없는 신(인간)을 상대하려고 꾸민 일이었습니다. 셋이 하나를 상대하는 말처럼요.




등장인물에 대한 생각


사모 페이
아름다우면서 존경받는 나가입니다. 모함을 받은 자신의 동생 륜 페이를 죽여야 하는 쇼자인테쉬크톨의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동생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동생 대신 죽으려고 한 것입니다.


그녀는 동생뿐만 아니라 자신을 죽일지도 모르는 3천 명의 두억시니를 포함해 대륙 전체의 사람을 대신해서 죽으려고 했습니다. 모든 이들의 눈물을 마시고자 했고 결국 왕으로 추대됩니다.


냉혹하지만 연민이 많은 사람이라고 느꼈습니다. 외유내강이면서 욕망보다는 자신의 신념을 위해 사는 사람입니다.


륜 페이
모함을 받고 나가 사회뿐만 아니라 추운 북부 어디에서도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 비운의 나가입니다. 자신을 죽이려 찾아오는 누님 사모 페이를 구하기 인생을 걸고 목숨을 바칩니다.


모든 이를 대신해서 죽으려고 한 사모 페이의 눈물을 마신 사람입니다.


케이건 드라카
천 년 넘게 나가에게 복수를 하고 있는 인간입니다. 모든 이들에게 친절하지만 오직 나가만을 증오합니다. 나가를 사랑하고 포용하려 했지만 그에게 거짓말을 하고 그의 아내를 잡아먹은 나가를 잡아먹습니다.


얼마나 슬펐으면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잔인한 복수를 할까요? 나가를 믿었지만 잔인하게 배신당해서 더 증오하는 것 같습니다.


티나한
륜 페이를 구출대의 일원으로 레콘입니다. 그의 숙원은 하늘치를 오르는 것입니다. 하늘치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거대한 물고기입니다. 하늘치 위에 유적이 있는데 이를 탐사하고 싶은 것입니다.


하늘치는 몇백 미터 상공을 날고 섬처럼 거대하기 때문에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고 실제로 당시 기술로서는 자살 행위에 가까웠는데요, 결국 성공합니다. 무의미한 일도 아니었던 것이 승천한 첫 번째 종족의 유산을 발견하고 대륙의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킵니다.


그를 보면서 무의미해 보이는 일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결국 인류의 발전을 이끌었다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 비행기를 만든 라이트 형제, 모바일 시대를 연 스티브 잡스, 딥러닝을 믿은 제프리 힌튼 등 수많은 사람 덕분에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그들도 티나한처럼 무의미한 일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였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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