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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albro Oct 03. 2024

흑백요리사 심사위원 안성재 셰프

안성재 셰프의 가치관, 꿈, 도전

목차

안성재 셰프의 가치관과 그의 시그니처 요리
셰프의 꿈
미쉐린 1스타, 셰프로서의 기회와 성장
새로운 도전 서울,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미쉐린 3스타의 영광



안성재 셰프의 가치관과 그의 시그니처 요리


좋은 음식이란 무엇일까요? 맛이 좋은 것은 기본이고, 우리의 눈을 기쁘게 하고, 제공되는 모든 과정에서 만족감을 주는 것이 좋은 음식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요리에 대해 원칙주의적인 가치관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의 철학은 접시 위에 올려진 모든 것과 그것이 조리된 방식에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는 "흑백 요리사"에서 나폴리 맛피아의 음식을 심사할 때 단순히 예쁘게 보이기 위해 식용 꽃을 올려 놓은 것을 거부한 적이 있습니다.

출처: 넷플릭스 흑백 요리사

또한 그에게 좋은 요리란 손님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요리입니다. 셰프가 의도한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고, 손님이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모수에서 만날 수 있는 그의 시그니처 요리는 전복 타코입니다. 전복 타코는 그의 어릴 적 추억이 녹아 있는 타코와 한국에서 나는 보물 같은 전복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습니다.


그는 캘리포니아주의 샌디애고에서 청소년기를 보냈습니다. 멕시코 티후아나(Tijuana)로 자주 넘어가서 아주 저렴하게 타코를 사 먹었다고 해요. 그래서 타코는 그에게 잊을 수 없는 소울푸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안성재 셰프는 전복을 말랑말랑하게 구워 먹는 것을 좋아했는데, 조류가 잔잔하고 따뜻한 완도산 전복이 그가 원하는 전복의 식감과 맛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전복 타코를 통해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조화로움'입니다. 구운 전복, 직접 만든 유바 타코, 시소, 씨겨자, 구운 라임으로 복합적인 맛과 질감을 만들어 냅니다. 그는 의도적인 섬세함 속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감각을 깨워주고 싶다고 해요.


안성재 셰프의 시그니처 요리 전복 타코

이 시그니처 요리 또한 끊임없는 시도와 변형을 거친 끝에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멈추지 않는 이상 이 요리는 지금도 변하고 있습니다. 다만 외적인 화려함보다는 보이지 않는 내면의 맛과 식감에서 지속해서 개선하고 있습니다.




셰프의 꿈


모든 것이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안성재 셰프는 요리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던 순간을 이렇게 회상합니다.


원래 그의 꿈은 포르쉐 정비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미 육군에서 정비병으로 이라크에 파병까지 다녀왔고 전역 후에 자연스럽게 정비 학교에 진학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의 인생에 전환점이 찾아왔습니다.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흰옷을 입은 사람들을 보고 요리 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 그는 전문 요리사, 셰프라는 직업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바로 입학 상담을 받고 100% 취업 보장이라는 말에 입학 예정되어 있었던 정비 학교는 취소하고 요리 학교에 등록했습니다. 그때 그의 나이는 24세였습니다.


부모님은 그의 결정을 환영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13살에 미국으로 이민 온 후, 부모님은 미국식 중화 레스토랑 판다 익스프레스를 운영하고 계셨기 때문에 힘든 길이라 걱정하셨던 것이죠. 하지만 그는 요리를 꼭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욕심에 빠진 원숭이

안성재 셰프의 과감한 선택이 인상적입니다. 자신이 걸어온 길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는 그의 용기는 대부분 사람에게서 찾을 수 없는 모습입니다. 이미 손에 쥔 먹이에 대한 집착으로 손을 놓지 못해서 사냥꾼에게 잡히는 원숭이처럼, 많은 사람은 익숙한 것을 포기하지 못해 새로운 기회를 놓칩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집착을 내려놓고 과감히 새로운 길을 선택했습니다.



미쉐린 1스타, 셰프로서의 기회와 성장


요리학교를 졸업한 안성재 셰프는 베버리 힐즈(Beverly Hills)의 고급 일식 레스토랑 우라사와(Urasawa)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 거절당했지만, 끊임없이 문을 두드린 끝에 무급으로 일할 기회를 잡았습니다.


몇 년 뒤, 그는 나파밸리의 전설적인 레스토랑 프렌치 런드리(French Laundry)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우라사와에서 음식을 대접한 한 유명 셰프가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스카우트 제의를 한 것입니다. 안성재 셰프는 "제 요리 솜씨가 아니라 손님을 기쁘게 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들에 감동을 받은 것 같아요"라고 당시를 회상합니다. 이직 당시 그는 돈이 없어서 나파밸리의 포도밭 한가운데 있는 작은 오두막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프렌치 런드리에서 막내 셰프(commis)로 시작했지만, 두 달 만에 파트장급인 셰프 드 파티(CDP)로 승진합니다.


이후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뉴 아메리칸 레스토랑 베누(Benu)와 모로코 레스토랑 아지자(Aziza)에서 경력을 쌓고, 마침내 자신만의 레스토랑을 오픈합니다. 2015년 샌프란시스코에 문을 연 첫 레스토랑인 모수(Mosu San Francisco)는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오픈 첫해에 미쉐린 원스타를 받았습니다.



새로운 도전 서울,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2017년 그는 미쉐린 1 스타를 받은 그의 레스토랑, 샌프란시스코 모수를 닫고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그의 결정을 만류했지만, 그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레스토랑의 오너 셰프는 늦은 시간까지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안성재 셰프에게는 가족이 최우선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미국에서 만난 그의 아내와 두 아이는 그의 삶에서 가장 소중합니다. 그는 가족이 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가족에 대한 사랑은 그의 레스토랑 이름에도 담겨 있습니다. '모수'는 코스모스꽃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이름으로, 어린 시절 코스모스 꽃밭에서 가족과 함께 보냈던 행복한 기억처럼, 손님들에게도 그런 행복을 전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미쉐린 3스타의 영광


모수 서울은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3에서 3스타를 획득했습니다.

미쉐린 3스타를 받은 안성제 셰프 - 출처: 미쉐린 유튜브

3스타를 받았다는 소식에 안성재 셰프는 처음으로 눈물을 보였습니다. 이 장면은 당시 영상으로 전 세계에 공개되었는데, "평소에는 눈물을 보이지 않는데 미쉐린이 전 세계에 울보로 만들었다"고 농담을 던졌습니다.


201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서울로 옮겨온 뒤, 모수 서울은 2019년 미쉐린 1스타를, 2020년 2스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2스타를 받은 지 불과 2년 만에 3스타를 획득한 것인데, 이는 변화가 크지 않은 미쉐린 가이드에서 드문 일입니다. 새로운 기회를 찾아 한국에 돌아와 얻은 값진 성취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미쉐린 3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은 모수, 가온, 그리고 신라호텔의 라연 세 곳뿐입니다. 그러나 모수는 휴업 중이고, 가온은 폐업했으며, 현재 운영 중인 라연은 3스타에서 2스타로 강등된 상태입니다. 흑백요리사의 흥행으로 모수 서울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미쉐린 가이드 - 모수의 시그니처 요리, 전복 타코

미쉐린 가이드 - 모수 안성재 셰프가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

미쉐린 가이드 - 모수 홍콩을 오픈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모수 서울의 셰프 안성재 셰프

매일경제 -  "별3개 통보받던날, 그냥 울어버렸죠" 유명셰프에 무슨일이 [인터뷰]

디에디트 - 흑백요리사 안성재 셰프는 모수에서 무슨 요리를 하길래

백종원 유튜브 - 흑백요리사 얘기할 건데 퍼트리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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