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예측 가능하다 리뷰

확률은 주관적이다

by realbro
모든 것은 예측 가능하다 - 톰 치버스 저



행운에 속지 마라와 같은 책을 읽고 확률적 사고에 대해 궁금증을 가졌습니다. 베이즈 정리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던 중 물리학자 김범준 교수님의 책 소개 영상을 보고 구매해서 읽었습니다. 확률과 통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되어 만족스러웠습니다.




확률은 주관적이다?


확률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이 있습니다. 하나는 확률을 세상에 실제로 존재하는 객관적인 수치로 보는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확률을 우리가 세상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를 수치화한 것으로 보는 관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후자가 더 설득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대부분의 사건이 주관적인 영역에 속하듯 확률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주사위나 동전 던지기 같은 단순한 예를 제외하면, 일상에서 마주치는 대부분의 확률은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내일 비가 올 확률, 어떤 후보가 선거에서 이길 확률, 다음 주에 지진이 발생할 확률 등 제한된 정보를 바탕으로 추측해야 하는 주관적인 영역입니다.


우리는 제한된 감각과 정보로 세상을 이해하기 때문에, 같은 현상을 보더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베이즈 확률은 이러한 주관적인 판단을 사전 확률이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정보가 들어올 때마다 우리의 판단을 체계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방법을 제공합니다. 이는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과도 매우 닮아 있습니다.




인간은 베이즈적 예측 기계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본질적으로 베이즈적 예측 기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베이즈적이라는 표현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를 판단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세상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뇌가 구성한 세상에 대한 모델을 통해 현실을 예측하며 살아갑니다. 이러한 예측 과정은 몸의 체온을 유지하는 기본적인 생명 유지 기능부터 감각 정보의 해석과 처리, 움직임, 복잡한 사고까지 모든 영역에서 일어납니다.


특히 중요한 순간은 예측이 틀렸을 때입니다. 이때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합니다. 이렇게 끊임없는 예측과 검증을 통해 만들어진 생각들은 다시 세상을 보는 데 바탕이 됩니다. 사람마다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가치관도 다르고, 같은 상황을 보더라도 다르게 해석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흔히 잘못된 사고방식으로 여겨지는 확증 편향(자신의 생각과 맞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경향)도 사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스럽다고 올바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비판적 사고가 중요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포함해 모든 것을 의심하고 검증하려는 태도가 세상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통계적 유의성의 함정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라는 것은 우연히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통 우연히 발생했을 가능성이 20분의 1 미만이라고 판단할 때, 그 현상이 실제로 의미가 있다고 결론짓습니다. 아무 효과가 없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 관찰된 데이터가 나올 확률이 매우 낮으므로 효과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추론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통계적 접근법에는 두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첫째는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실험을 계속 반복하는 것입니다. 20번 시도하면 우연에 의해서도 한 번쯤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같은 데이터를 여러 방식으로 분석하여 어떻게든 의미 있는 패턴을 찾아내는 방법입니다. 충분히 많은 각도에서 데이터를 살펴보면 우연히라도 의미 있어 보이는 관계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지속되는 이유는 학계의 구조적 문제 때문입니다. 발표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현실 속에서, 연구자들은 눈에 띄는 발견을 발표해야만 경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학술지들은 흥미롭고 새로운 결과를 선호하지만, 실제 대부분의 연구는 그렇게 극적인 결과를 내지 못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거나(예를 들어 200분의 1 미만) 발견한 결과를 다시 한번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있습니다. 이상적으로는 평범한 결과도 가치 있게 여기는 학문적 문화가 필요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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