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아래서 살아가는 방법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다큐멘터리 5부작의 책 버전이고 내용은 거의 같습니다.
다큐를 보고 책을 읽고 나서 우리 삶의 근간인 자본주의에 대해 정말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돈이란 무엇이고, 은행은 어떤 역할을 하고, 금융이란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경제학 원론을 보면 다 나오는 이야기라는 댓글이 있습니다. 하지만 공학도로서 고등학교 시절 수요 공급 법칙 정도만 배웠기에 책의 내용이 조금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책을 계기로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더 알고 싶어 졌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돈은 금 같은 실물 자산이 아닌 신용, 즉 약속에 기반한 신용통화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금융 시스템의 핵심 주체는 은행입니다. 은행은 대출을 통해 신용을 창출하여 유통되는 통화량을 늘리는 역할을 합니다. 예금자들이 평소에 모든 예금을 인출하지 않으므로 은행이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이 생기고, 국가는 이 자금을 활용한 대출을 허용하여 신용이 창출됩니다.
창출된 신용에 대한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통화량이 끊임없이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이러한 통화량 증가로 인한 화폐 가치 하락에 있습니다. 다만 중앙은행이 이자율 정책을 통해 통화량 증가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무제한적인 통화 팽창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현대의 은행은 더 이상 단순한 예금과 대출만을 취급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사익을 추구하는 민간 집단으로서 고객의 돈으로 각종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권한을 획득했습니다.
은행이 고객에게 금융 상품을 추천한 것은 은행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스스로를 투자자가 아닌 금융 소비자로 인식해야 합니다. 은행이 고객의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은행의 조언을 맹신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는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질문하고, 충분히 검토한 후에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로우리스크 하이리턴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쇼핑을 할 때 내리는 결정은 생각보다 이성적이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구매는 감정과 무의식의 영역에서 일어납니다. 특히 자존감이 낮거나 불안하고 우울할 때, 화가 났을 때와 같은 감정적으로 취약한 순간이나, 사회적 소외감과 배척감을 느낄 때 과소비나 충동구매를 하기 쉽습니다.
마케팅은 이러한 심리적 특성을 활용합니다. 브랜딩 구축, 빅데이터를 활용한 소비자 행동 패턴 분석, 그리고 뇌과학 연구 결과까지 동원하여 구매 욕구를 자극합니다. 합리적인 소비자가 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스스로 마케팅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역사상 어떤 경제 체제보다 많은 부를 생산하고 인류에게 풍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하지만 생산된 부가 불균형하게 분배되면서 심각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절대적 빈곤 수준은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되었지만 상대적 빈곤은 오히려 심화되었고, 물질적 풍요와 심리적 박탈감이 공존하는 모순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양반보다 훨씬 풍요롭게 먹고살지만, 나보다 잘 사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 현실에서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자본주의 체제를 완전히 버릴 수는 없기에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저자는 복지 정책을 통해 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복지는 단순한 혜택이 아니라 분배 불균형을 해소하여 자본주의 체제의 붕괴를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동시에 사회적 안전망으로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하고 개인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창의성과 생산성을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