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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제적 독립운동가 Aug 22. 2020

재테크, 어디까지 가봤니?

행복한 부자아빠의 투자 여정기 

벌써 십수년 전의 일입니다.

당시 저는 20대 후반의 나이였고, 중견회사에 입사하여 신입사원 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강사는 삼성그룹 비서실 근무경력이 있고, 이후 교육관련 업체를 설립하여 주로 기업 신입사원 위탁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강의 주제는 여러가지였지만 그 중 한 가지 주제는 "Dreams Come True"였습니다. 강의 내용 중 하나는 '목표를 기록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서울 시내 빌딩을 언젠가 매수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그 목표를 수첩에 적어 항상 속주머니에 넣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결국 얼마전 서울 시내 빌딩 매수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당시의 저는 그의 이야기가 대단하게 느껴지고 부럽기는 했지만 전혀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체감이 되지 않는 수준의 이야기였고,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몇 년의 시간이 흘러 30대 초반의 나이가 되었고 결혼도 하게 되었습니다. 결혼 후 두 번째 회사로 이직도 하게 되었습니다. 결혼 후 몇년 간은 서울에서 전세 생활을 했고, 2번의 전세기간 만료 이후 회사가 위치해 있는 수도권 지역에 미분양 아파트를 매수했습니다. 당시 저희 부부의 재테크(?)란 월급으로 전세자금 대출을 상환하는 것이 전부였기에, 갑자기 3~4억원씩하는 아파트를 매수한다는 것은 엄청난 결심이 뒤따르는 일이었습니다.


아파트를 매수한지 얼마되지 않아 이직한 회사의 상장이 결정되었습니다. 이미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이 2억 가량 있는 상황이었기에 우리사주 신청을 양껏 하지 못했습니다. 신청할 수 있는 금액은 최대 5억원 가량이었으나, 실제 신청은 1.5억 정도 (전액 대출)를 했습니다. 이 때 신청한 우리사주가 저희 부부의 실질적인 종자돈 역할을 하게 됩니다. 2년 만에 상장가 대비 평균 400%의 가격대에 우리사주를 매도할 수 있게 되었고, 저축 포함 약 6억원의 종자돈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제목 사진 출처: https://instagram.com/kumzzi]




6억원의 종자돈으로 최대한의 수익을 내기 위해 부동산 서적 및 현장 답사를 통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접하게 된 책은 "서울 부동산의 미래 (김학렬)"였습니다.


[서울 부동산의 미래, 김학렬, 출처: Yes24]


"서울 부동산의 미래"를 통해 얻게 된 최대의 수확은 [2030 서울플랜]을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2030 서울플랜]을 모르는 상태로 부동산 투자를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지만, 당시 저에게는 아무도 모르는 보물지도를 찾아낸 것처럼 흥분되는 정보였습니다. [2030 서울플랜]을 바탕으로 저의 집중 관심 지역은 3도심, 7광역 중심, 12지역 중심이 되었습니다.


[『2030 서울플랜』의 광역교통체계 구상, 출처: 서울역사박물관]


"서울 부동산의 미래" 못지 않게 저에게 영향을 주었던 책은 "마흔살, 행복한 부자아빠 (아파테이아)"였습니다.


[마흔살, 행복한 부자아빠 (아파테이아), 출처: 순빠리의 일상생활 - 티스토리]


"마흔살, 행복한 부자아빠"를 통해 얻게 된 정보는 보통 마트나 백화점과 같은 최종 소매상에게서 구입하는 수익형 부동산 (원룸주택, 상가주택)을 '원산지에서 직접 구입하는 방법'과 '공장에서 직접 만드는 방법'이었습니다.




위의 2개 책에서 얻은 정보를 가지고 제가 고려한 지역과 부동산 유형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관악구 봉천동, 원룸 주택, 2030 서울플랜 중 12지역 중심

- 화성시 향남읍, 향남 제약단지, 원룸 주택

- 시흥시 정왕동, 원룸 주택

- 강남구 도곡동, 구축 아파트 (도곡 삼성 래미안), 59m2, 12억 초반 (전세 7억), 2030 서울플랜 중 3도심

- 은평구 수색동, 재개발 예정 단독주택, 1+1, 7억 중반 (프리미엄 2억 포함), 2030 서울플랜 중 7광역 중심


위 후보군 중 원룸 주택들의 경우, 공통적으로 원룸 밀집 지역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인근 신축 원룸 주택과의 경쟁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며, 택지지구 개발 초기와 같은 상황이 아닌 이상 매수시점 대비 시세 상승보다는 감가상각이 예상되었습니다. 추가로, 후보 물건들의 경우 O천만원의 취/등록세가 발생하였고, 이는 약 2년치의 월세에 해당하는 금액이었습니다. 따라서, 원룸 주택의 시세 상승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2년간의 월세는 세금으로 납부를 하게 되며, 매도시까지의 감가상각 비용만을 떠맡아야 하는 물건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단, 관악구 봉천동의 경우, 12지역 중심이므로 시세 상승 부분에 대해서는 예외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신림동 원룸건물 예시, 출처 : 유명부동산 블로그]


시흥시 정왕동 원룸 주택의 경우, 세입자들이 주로 인근 공단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어서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였습니다. 화성시 향남읍 원룸 주택의 경우, 신규 택지지구 내 물건이었습니다. 따라서, 가구수 제한을 받아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였습니다. "방 쪼개기" 등의 편법을 통해 수익률을 상승시킬 수 있는 방법도 있었으나, 제 성향과 맞지 않아 매수를 포기하였습니다.


http://www.skyedaily.com/news/news_spot.html?ID=105925

불법행위 눈감아 온 지자체 태도 돌변에 지역사회 패닉

불법의 정당화가 불러온 비극…“원상복구 시간 달라” vs “법대로 즉각 처분”

[스카이데일리, 기사입력 2020-06-08 14:38:19]


화성시 향남읍 원룸 주택 매수 후, 당시 부동산 업자의 말만 믿고 편법을 동원했더라면 위 기사의 주인공이 될 뻔 했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원룸 주택을 후보군에서 제외한 후 남은 물건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강남구 도곡동, 구축 아파트 (도곡 삼성 래미안), 59m2, 12억 초반 (전세 7억), 2030 서울플랜 중 3도심

- 은평구 수색동, 재개발 예정 단독주택, 1+1, 7억 중반 (프리미엄 2억 포함), 2030 서울플랜 중 7광역 중심 


먼저 강남은 많은 이들에게 그렇듯 저에게도 부동산 재테크의 끝판왕, 최종 목적지같은 곳이었습니다. 그저 강남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으니까요.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풍경은 자전거를 타고 양재천을 달릴 때 보이는 타워팰리스의 풍경, 무언가를 열심히 외우며 대치동 학원가를 걷는 아이들의 풍경, 마지막으로 경기여고를 지나 디에이치 아너힐스까지의 길에서 만날 수 있는 개포동의 고즈넉한 풍경이었습니다. 부동산 임장이라는 핑계로 '따릉이'를 타고 반포에서부터 잠원, 역삼, 대치, 도곡, 개포, 일원동까지의 길을 몇 번이나 돌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강남에 집 사고 싶어요, 오스틀로이드]


양재천을 달릴 때 보이는 타워팰리스의 풍경은, 양재천의 평화로움과 타워팰리스의 번화함이 오묘하게 섞여 전해주는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마천루답다고 생각하는 타워팰리스가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 웅장함을 가지고 마치 뒷마당처럼 양재천을 품고있는 풍경이 좋았습니다.


대치동 학원가를 걷는 아이들의 풍경은, 한국 입시제도와 사교육 시장의 문제점과는 별개로 당장 본인들의 앞에 닥친 문제를 씩씩하게 해결해나가는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친구들과 국수집에 밥을 먹으러 와서도 재잘재잘 공부 얘기를 하는 모습을 볼 때는 옛날 생각이 나면서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습니다.


경기여고에서부터 디에이치 아너힐스까지의 길은 대모산의 맑은 공기와 푸르름, 그리고 강남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고즈넉함이 좋았습니다. 디에이치 아너힐스가 뿜어내는 신축아파트의 압도적인 위용 또한 좋았습니다.


['따릉이'를 타고 부동산 임장을 돌았던 지역들]


결론부터 밝히자면, 저는 12억 초반에 매물로 나와있던 도곡 삼성 래미안, 전용 59m2 매수를 포기했습니다. 이유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2017년 7억 후반이었던 가격이 2018년 12억 중반까지 치솟는 것을 보면서, 저희 부부는 당시 시점에서의 매수는 상투를 잡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도곡삼성래미안 전용 59m2, 과거 5년간 가격 추세표, 출처: 직방]


현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당시 12억 중반에 매수 (당시 전세가 7억 초반)를 했더라도 약 4억의 시세 차익을 볼 수 있었지만 (취/등록세 미반영), 다시 시간을 되돌린다 하더라도 1년 사이에 5억 가량 가격이 치솟는 것을 보면서 매수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강남 구축 아파트를 후보군에서 제외한 후 남은 물건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은평구 수색동, 재개발 예정 단독주택, 1+1, 7억 중반 (프리미엄 2억 포함), 2030 서울플랜 중 7광역중심 


은평구 수색동은 저에게 낯선 동네였습니다. 제가 은평구 수색동에 가지고 있는 모든 정보는 오로지 "서울 부동산의 미래"에 기반한 것이었습니다. 은평구 수색동에 아내와 부동산 임장을 가보기로 결정한 것도 "서울 부동산의 미래"를 통해 알게된 [2030 서울플랜]에서 '상암, 수색' 지역이 7광역 중 하나로 선정이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래의 가이드에 순진할 정도로 충실히 따랐습니다.


p.137

1. 도심 투자 전략: 어떤 부동산이든 좋다. 땅 1평이라도, 지분이라도 소유하자.

2. 광역 중심 투자 전략: 어떤 부동산이든 좋다. 가질 수만 있다면 좋다.

3. 지역 중심 투자 전략: 어떤 아파트라도 좋다.

4. 지구 중심 투자 전략: 지구 중심 내 1, 2, 3등 아파트를 주목하자.

5. 신규 7개소 투자 전략: 새 아파트에 집중해야 하는 지역이다. 상품 경쟁력마저 없으면 소외받는다.


이후부터의 정보는 부동산 임장 중 만나뵌 부동산 사장님으로부터 얻었습니다. 수색증산뉴타운 개발계획, 재건축/재개발 사업진행 순서 및 절차, 수색역세권 개발계획에 대해 공부했고, 각각의 내용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수색증산뉴타운 개발계획

[수색증산뉴타운 구역별 진행 상황, 출처: 한국경제]


- 재건축, 재개발 사업진행 순서 및 절차

[재건축, 재개발 소요기간 분석, 출처: 머니투데이]


- 수색역세권 개발계획

[수색역세권 개발사업, 출처: 조선비즈, 원본: 서울시]


하지만 무엇보다도 저희 부부의 마음을 끌었던 것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도정법) 제48조 제2항 제7호 다목에 따라 전용 60m2 이하 1주택 추가분양이 가능한 물건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서울 시내에 우리 명의로 된 아파트를 2채나 보유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은평구 수색동이 저희에게 낯선 동네였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도정법 제48조 제2항 제7호 다목, 출처: 서후아빠의 블로그]


사업시행인가 후 관리처분인가 전 시기에 있는 구역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안정성과 수익성 2가지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구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전 소유주가 가계약 전날 8천을 올려달라는 것을 부동산 사장님이 절반인 4천으로 낮춰 재협상을 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예상 감정가에 프리미엄 2억을 포함하여 7억 중반에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2년여의 시간 동안 관리처분인가도 무사히 받았고, 이주 및 철거도 원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평형신청 결과도 원하던대로 전용 102m2 (구 39평)와 전용 49m2 (구 21평)를 받았고, 지난 주 드디어 분양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결과는 4개 단지 모두 흥행성공!


[서울지역 1순위 청약경쟁률 상위 단지, 출처: 헤럴드 경제]


[수색, 증산 DMC자이 삼총사 1순위 청약 경쟁률, 출처: 매부리 TV]


수색증산뉴타운 단지 중 유일하게 입주가 완료된 수색 4구역의 DMC 롯데캐슬더퍼스트의 시세를 보면 타 구역의 입주 후 시세를 가늠해보는 것이 가능합니다. 전용 99m2의 시세가 매매 13억, 전세 7.45억으로 형성되어 있고, 전용 49m2의 시세가 매매 8억, 전세 3.25억으로 형성이 되어 있습니다.


[DMC 롯데캐슬더퍼스트, 전용 99m2, 출처: 직방]


[DMC 롯데캐슬더퍼스트, 전용 49m2, 출처: 직방]


투자 성적은 훌륭했습니다. 매수가 7억 중반, 전용 102m2 추가 분담금 및 추가 분양분 (전용 49m2) 조합원 분양가 5억을 추가하면 총 12억 중반의 금액을 투자했습니다. 인근 구역 (DMC 롯데캐슬더퍼스트) 시세를 참고했을 때, 현재까지의 수익은 8.5억입니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추가로 5개 단지의 입주가 완료되고, 수색역세권 개발을 시작으로 7광역 중심으로써의 개발이 본격화되면 추가 시세 상승도 기대됩니다.  




여기까지가 지난 3년간의 부동산 투자 여정이었습니다.

첫 회사의 신입사원 교육에서 배운대로 항상 자산 증식에 대한 목표를 기록하며 살아왔고, 1차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이제 2차 목표를 설정해야 할 때입니다. 지난 3년간 부동산 일반, 아파트 입지, 재개발, 세금 등에 대해 공부를 해왔다면, 이제부터는 빌딩, 법인, 리모델링, 세금 (심화)에 대한 공부를 추가해야 하겠습니다.


강남은 저에게 부동산 재테크의 끝판왕이자 최종 목적지같은 곳이므로, 먼저 공부를 해봐야 하겠지만 강남 빌딩 매수는 2차 목표 후보군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수색증산뉴타운 전용 102m2 및 전용 49m2로부터 나오는 전세금 11억이 종자돈이 될 것입니다.


"Dreams Come True"

목표를 기록하고, 공부하는 것을 즐기고, 쌓아진 실력에 적당한 운이 받쳐준다면 내가 세운 꿈은 이루어진다고 믿습니다.




부동산 일반, 아파트 입지, 재개발, 세금 관련 사항에 대해 추가로 공부했던 책은 아래와 같습니다.


- 부의 지도, 이상우

[부의 지도, 이상우, 출처: Yes24]


- 부동산은 끝났다, 김수현

[부동산은 끝났다, 김수현]


- 부의 인문학, 우석

[부의 인문학, 우석]


- 한 권으로 끝내는 돈되는 재건축 재개발, 이정열

[한 권으로 끝내는 돈되는 재건축 재개발, 이정열, 출처: Yes24]


- 열정이넘쳐의 돈되는 재건축 재개발2, 이정열

[열정이넘쳐의 돈되는 재건축 재개발2, 이정열, 출처: Yes24]


- 제네시스박의 부동산 절세, 제네시스박

[제네시스박의 부동산 절세, 제네시스박, 출처: Yes24]


- 이은하의 부동산 절세, 이은하

[이은하의 부동산 절세, 이은하, 출처: Yes24]


- 10년 안에 꼬마 빌딩 한 채 갖기, 임동권

[10년 안에 꼬마 빌딩 한 채 갖기, 임동권, 출처: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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