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색내지 않는 일에 대한 단상
저는 평범한 오른손잡이입니다.
오른손으로,
밥을 먹고, 글씨를 쓰고, 마우스를 클릭합니다.
양치질을 하고, 칼질을 하고, 화장실 청소 솔질도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특별히 힘쓴 기억이 없는 왼쪽 어깨가 욱신욱신 아파옵니다.
파스를 붙이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며칠이 지나도 통증은 그대로입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해 봅니다.
오른손으로 밥을 먹을 때, 왼손은 밥그릇을 잡고 있었고,
오른손으로 글씨를 쓸 때, 왼손은 글씨가 비뚤어지지 않게 종이를 누르고 있었고,
오른손으로 마우스를 클릭할 때, 왼손은 모니터와 키보드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었고,
오른손으로 칼질을 할 때, 왼손은 두부가 흐트러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중심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오른손잡이어서, 생활 속 많은 일은 오른손이 한다고 생각했는데,
티 나지 않게 왼손도 오른손을 계속 거들고 있었습니다.
(물론 왼손잡이신 분들은 반대겠죠?!)
세상살이 중에 드러나지 않고 생색내지 않는 일, 그리고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
늘 제 주변에 존재하고, 저 또한 누군가에게는 그런 사람입니다.
앞으로는 '단지 거들뿐'인 왼손도, 오른손 못지않게 의식하며 챙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