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적인 것은 없다: 모두가 고기를 좋아하지는 않는 법

『토론, 설득의 기술』

by 리얼디베이트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맛있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도무지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맛있는 걸 어떻게 싫어할 수 있지?”

그런데 사람들의 취향은 신기하리만큼 서로 다르다.





옛날에 심하게 싸움을 벌인 병사들에게 벌로 돼지고기를 준 장군이 있었다.



고국에서 아주 먼 나라까지 와서 전쟁을 하게 된 장군은

식량 보급이 어려워져 얼마 남지 않은 빵이나 과일을 나눠 먹어야 하는 병사들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장군은 지나가다가 두 병사가 주먹다툼을 벌이는 모습을 보았다.

이 병사들은 보잘 것 없이 말라비틀어진 빵을 두고 서로 자기가 많이 먹겠다며 다투는 중이었다.

장군은 먹을 것을 가지고 전우끼리 싸우는 모습에 심하게 화가 났다.

그래서 이 병사들에게 어떤 벌을 주어야 하나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 그렇지. 이들에게 돼지고기를 먹여야겠다.’



장군은 돼지고기를 몹시 싫어했기 때문에,

이 병사들에게 돼지고기를 먹이는 것은 아주 큰 벌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돼지고기 요리를 한 대접씩 병사들에게 주고 난 뒤 장군은 이렇게 말한다.

“빵 대신에 이 돼지고기를 다 먹는 게 너희에게 내리는 벌이다.”

그리고 “다음 번에 또 싸운다면 일인당 두 접시씩 먹이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이런, 이 병사들에겐 아마도 이 장군이 돼지고기를 싫어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신기할 것이다.

말라비틀어진 빵보다도 더 못한 취급을 받는 돼지고기라니!

대부분의 사람에게 호인 돼지고기도 이 장군에겐 불호일 수밖에 없다.

이렇듯 사람들의 취향은 천차만별이며, 호불호는 심하게 갈린다.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도 마찬가지다.

내가 생각하는 옳음과 상대방이 생각하는 옳음은 충분히 다를 수 있다.



사람에 따라 또는 상황에 따라 답이 다를 수 있다




토론은 절대주의가 아니라, 상대주의를 전제로 한다.

토론의 세상에서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기준은 없다.

보편적 진리만이 정답이라면 토론은 필요하지 않다.

절대적이고 지배적인 논리만이 존재한다면, 자신과 다른 의견은 배척될 수밖에 없다.

자신과 다른 의견이라고 해서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토론은 비난이 아니라 비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비판은 타인의 주장을 비평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 비판은 이해를 요구한다.

자신과 다른 입장이 존재할 수 있음을 이해하고, 그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다.

토론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답을 찾아나가기 위해

논리적인 사고와 설득을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문제를 바라보는 상대적인 시선들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댈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토론, 설득의 기술』은 상대주의를 전제로 하는 토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각 개인이 왜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으며,

왜 쉽게 설득되지 않는 것인지를 구체적인 예시로써 증명한다.

정답이 없는 세상에서,

모두가 고기를 좋아하지는 않는 세상에서

우리는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의 의견을 주의 깊게 들으며 건전한 비판을 통해 토론을 해나가야 한다.

이 책은 그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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