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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미르, 톰 크루즈의 액션 외의 그 무엇

청중 고려하기 : 아는 만큼 보이는 법

by 리얼디베이트


영화 <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은 파리, 런던을 거쳐 인도의 카슈미르 지역으로 향한다. 이 곳에서 톰 크루즈가 분한 주인공 이단 헌트는 핵탄두를 제거하기 위하여 목숨을 내걸고 공중에서 헬기 액션을 펼친다. <미션 임파서블>은 절경을 뽐내는 히말라야 산맥의 산악 지형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런데 이 절경의 카슈미르가 어디에 있는 곳인지, 왜 일반 사람들이 가기 어려운 곳인지에 대해서 사람들마다 알고 있는 정보는 아마도 천차만별일 것이다.



2019년 2월 14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전 세계에 보도되었다. 파키스탄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반군 세력의 자살 폭탄 테러는 인도 경찰 4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 테러와의 관련성을 부인했지만, 인도에서는 파키스탄에 군사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위의 내용만 적혀있는 뉴스를 보았을 때, 이 뉴스에 대해 이해하는 바는 사람마다 각각 다르다. 카슈미르 지방이 어떤 역사를 가진 곳이기에 그 지역이 테러 위협이 높은 곳인지, 어떤 이유로 그런 테러가 자행되는지에 대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에는 뉴스에 대해 이해하는 바가 다를 것이다.





이 지역이 역사가 오래된 분쟁지역인 것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사건의 심각함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것이다. 만일 청중이 카슈미르에 관해 잘 모르고 있다면, 말하는 사람은 카슈미르 지역이 분쟁지역인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좋다.


1947년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때 카슈미르 지역은 인도와 파키스탄 중 어느 나라로 편입될지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원래 이슬람교도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었지만 결국 힌두교 중심의 인도로 편입 결정이 나자 두 나라는 카슈미르를 두고 전쟁을 벌인다. 이에 카슈미르는 1949년부터 인도령과 파키스탄령으로 나눠졌지만, 카슈미르의 영유권을 두고 분쟁이 계속 발발하는 실정이다. 이번 자살폭탄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하는 이슬람교 반군 단체는 카슈미르를 파키스탄으로 완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카슈미르에 얽힌 이 같은 역사를 알고 있는 사람은 두 나라의 관계가 상당히 악화되어 군사 조치가 행해질 수 있다는, 뉴스 속의 상황적 맥락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적인 대화 역시 마찬가지다. 듣는 사람의 배경지식이 많은지 적은지에 따라 우리의 대화 내용은 좀 달라진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에게 내가 요즘 즐기는 취미활동인 캘리그라피에 관해 설명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함께 캘리그라피를 배우는 모임에 속한 사람들에게 말할 때와 달리, 이 친구에게는 내가 왜 그 캘리그라피를 즐겨 하는지, 그것이 무엇인지부터 상세하게 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사이의 대화는 어색한 침묵이 지배할 것이다. 내가 캘리그라피에 관해서는 이 친구에 비해 더 잘 알고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내가 이것을 주제로 한 대화를 지속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나는 하나하나 설명해 가야 할 것이다. 그 친구가 이해할 수 있게끔 말이다.






토론 역시 마찬가지이다. 청중의 지식수준은 천차만별이다. 논제에 관해 잘 알고 있는 청중이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청중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청중은 주장과 근거, 그것을 뒷받침할 자료를 꼼꼼하게 준비해 온 토론자에 비해서는, 토론의 주제 및 배경에 관해 잘 모를 확률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토론을 잘 하기 위해서는 청중의 지식수준을 고려하여 상황에 맞는 말하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는 청중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비유를 사용하거나 스토리텔링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청중에게 생소한 대상을 이미 그들이 잘 알고 있는 것과 연결 지어 설명을 하면, 청중은 토론자의 말에 훨씬 더 흥미를 가지며 귀를 기울일 확률이 높다.


만일 청중이 토론 주제에 대해 잘 알고 있을 법한 사람들이라면, 이를테면 이 주제에 대해 학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청중이라면 우리는 기초적인 설명에 주력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런 상황이라면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근거를 들어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청중의 지식수준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청중의 학력, 나이, 성별과 같은 특성을 활용할 수 있다.



토론에서 청중의 지식수준을 고려하는 것은 중요한 설득 기술이 된다.





『토론, 설득의 기술』은 토론전문가인 저자가 여러 가지 토론 상황에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 그 실전노하우를 아낌없이 전달하는 책이다. 이 노하우는 토론을 앞둔 사람에게는 물론 일상생활, 사회생활에서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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