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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얼디베이트 Jun 20. 2019

서울시 학원 일요일 휴무제, 도입되어야 하는가

토론 논제 이해하기


올해 초에 방영한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자녀를 서울대 의대에 보내기 위해 물불 안 가리는 부모의 이야기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극중에서 입시에 성공하기 위해 거액을 내고 학습 코디네이터에게 자녀의 공부 관리를 맡겨 밤낮, 주말 할 것 없이 빈틈없는 학습 계획을 짜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은 실제로 저런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기도 했다. 물론 드라마에는 허구적 과장이 더해졌겠지만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다양한 사교육을 받으며 내신 관리를 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학생들이 주말에 학원을 다니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학교에 가지 않는 주말을 이용해 보충 학습이 더 필요한 과목을 공부하기 위해 여러 학원을 다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문제라고 본 서울시 교육청은 일요일에 학원 및 교습소를 의무적으로 쉬게 만드는 조례를 법제화하기 위해 착수했다. 이제 서울시 교육청 산하 교육정책연구소에서 실태 조사 및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학원 일요일 휴무제’의 타당성을 검토하게 된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학원 일요일 휴무제’가 서울시에서 조례로 만들어져 시행될 확률이 높아졌다. 또한 ‘학원 일요일 휴무제’가 서울시에만 적용되는 조례가 아니라 법률 개정을 통해 전국적 단위로 시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원 일요일 휴무제’를 도입하는 것에 관해 치열한 의견 공방이 일어나고 있다.      


학원 일요일 휴무제가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들은 학생들의 건강과 휴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입시 경쟁이 과열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주말에도 꼭 필요하지 않은 교과 학원을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요일 학원 휴무가 보편화되면 점차 사교육 열기가 수그러들 것이라는 생각이다. 반면에 학원 일요일 휴무제 도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과외시장이 커지는 등 사교육 시장이 음성화될 뿐이며 실효성이 전혀 없는 제도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학원의 영업권과 학생들의 학습 자율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제도라고 비판한다.  


 


이와 같이 ‘학원 일요일 휴무제’를 도입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다루는 토론은 정책토론에 속한다. 현재 주말에도 학원이 운영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보며 이러한 현실을 바꾸자고 주장하는 쪽이 긍정 측이 되며, 이에 반대하며 현실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이 부정 측이 된다. 이러한 토론 상황에서 각 토론자는 자신의 주장을 청중에게 효과적으로 이해시키고 설득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학원 일요일 휴무제’와 관련하여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토론자는 토론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데 많은 노력을 쏟게 되는데, 토론자가 자료를 이해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첫째, 토론자는 논제에 주어진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를 찾아야 한다.
『토론, 설득의 기술』, 145쪽~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해야 그것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토론자는 토론의 배경과 사회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토론자는 논문·학술지 등 연구 자료 및 언론기사 등을 참고할 수 있다. 언론보도 자료는 최신의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현황을 파악하는 데 아주 좋다. 토론자는 여러 기사를 참고하여 ‘학원 일요일 휴무제’가 왜 대두되었는지 그 배경과 사교육 시장의 현황, 그리고 이 제도에 대한 시민들과 사교육 업계 종사자들의 생각 등을 기사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토론자는 이런 자료들을 활용하여 청중에게 사회문제의 배경을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토론자는 토론에서 언급할 범위를 고민해야 한다.
『토론, 설득의 기술』, 148쪽~      


논제에서 다루는 단어의 정의를 확인해야 하고, 어떤 문제까지 해결할 것인지 토론에서 다룰 사회문제의 범위도 확정해야 한다. 만일 이러한 것들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토론자끼리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제대로 된 토론이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학원 일요일 휴무제와 관련해서는 학원의 범위가 확실해야 한다. 서울시에서는 학교 교과를 가르치는 교습 학원에 한정하여 휴무제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기 때문에 토론을 할 때에는 휴무제가 적용되는 교습 학원의 범위를 확정하고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          


셋째, 토론자는 논제를 둘러싸고 이미 논의되었던 주장과 근거들을 확인해야 한다.
 『토론, 설득의 기술』, 151쪽~      


토론자는 논제에서 대립하는 주장과 가치를 확인해야 한다. ‘학원 일요일 휴무제’를 둘러싸고 긍정 측과 부정 측이 어떤 대립 구도를 취하는지 이해한 후 청중에게도 그 대립 구도가 선명하게 보이도록 말해야 한다. 청중은 대립 구도가 선명할 때 토론에 더 몰입하게 되고, 토론자 역시 반론과 질문 때 이 대립 구도를 염두에 두고 더 잘 대처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기존에 어떠한 대립이 있었는지 보도자료 등을 검토하여 이익집단의 의견 등을 정리하고 자료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단어나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학원 일요일 휴무제’의 경우는 보도 자료들에서 공통적으로 학생의 휴식권 보장 대 학습 자율권(또는 학원의 영업권) 침해와 같은 대립 구도를 파악하고 부각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이 『토론, 설득의 기술』은 토론자에게 유용한 노하우를 하나부터 열까지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토론 준비에 막막한 독자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게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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