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대 대선 토론 분석
20대 대통령 선거가 약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뽑는 대통령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도 국민의 삶도 크게 달라지기에, 우리는 더욱 신중하게 그리고 현명하게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국민이 대통령 후보의 자질을 평가할 수 있는 도구 중 하나는 대선 토론회이다. 토론회를 통해 우리는 이슈에 대한 대처 능력과 본인에 대한 검증 능력 등 태도와 능력 검증을 진행할 수 있다. 앞 포스팅에서 설명한 것처럼 우리는 대선 토론을 통해서 후보자가 ‘자신이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충분히 설득하는지 검토해야 한다.
후보자의 자질을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후보자를 검증할 수 있는 ‘시각’을 갖춰야 한다. 이런 시각을 갖춘 현명하고 똑똑한 유권자가 되기 위해서, 지난 대선 토론에서 대통령 후보자들의 발언을 분석함으로써 토론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이하 대통령 후보자는 편의상 ○○○ 후보로 기술한다.)
21세기 최초의 대한민국 선거인 16대 대통령 선거부터 살펴보자.
2002년 12월에 진행된 16대 대통령 선거는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와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후보의 경합 속에서 이뤄졌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후보가 압도적인 당선율을 보였지만, 이러한 예상을 뒤엎고 대선 본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경선 당시 불리한 지지율을 극복하고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노무현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두 가지 정도로 살펴볼 수 있다.
-토론, 설득의 기술 p.342
경선과 대선을 통하여 더욱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1) 노무현 후보 – 경선
네거티브 질문에 대한 노무현 후보의 답변을 분석해보자.
Q. 장인이 좌익활동을 했고 본인 역시 친북세력이 아닌가?
A. 제 장인은 좌익활동하다 돌아가셨습니다. (… 중략) 뭐가 잘못됐습니까? 이런 아내를 제가 버려야 합니까? 그러면 대통령 자격이 있고, 이 아내를 그대로 사랑하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까? 이 자리에서 여러분이 심판해 주십시오. 여러분이 자격이 없다고 하신다면 대통령 후보 그만두겠습니다. 여러분이 하라고 하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상 검증을 위한 예민한 질문에 대해서 ‘아내와의 관계’ 그리고 ‘가족의 가치’를 내세워 청중들의 감정을 뒤흔들어 놓았다.
이러한 답변을 통해서, 노무현 후보는 청중의 눈높이에 맞는 말을 하면서 청중의 공감을 살 수 있는 호소력 있는 발언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노무현’ 그 자체가 메시지로서 사람들에게 확산될 수 있었다.
2) 노무현 후보 - 대선
노무현 후보는 경선과 연설에서는 청중을 휘어잡을 수 있는 호소력을 보여주었지만,
대선 토론에서는 철저하게 정중한 태도로 임하면서 품격 있는 토론 태도를 보여주었다. 자신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이나, 논리로 다툴 때에도 상대방 후보를 존중하는 태도로 토론에 임했다.
이러한 토론 태도는 청중에게 더욱 긍정적인 모습으로 보였다.
토론에서 공격적인 모습은 청중에게 논리보다는 흥분한 모습으로 인식되고, 토론자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대선 토론회 때 노무현 후보가 보여준 존중의 자세는 아래의 사례를 통해 잘 나타난다.
이회창 후보: 지금 부정부패 때문에 대통령 아들에 대한 특검제가 나왔을 때도 반대하신 것으로 알고 있고, 당에서 정풍운동이 일어났을 때 노무현 후보는 반대 입장에 선 것으로 압니다. (… 중략)
노무현 후보: 우리 이회창 후보께서 좀 급하셨는지 특검제를 제가 반대했던 것으로 말씀하셨는데, 그런 사실은 없습니다. 다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위 사례를 보면, 노무현 후보가 사실과 다른 공격이 들어왔지만 ‘급하셨는지’, ‘다시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와 같은 정중한 어조로 답변하였다. 이러한 모습은 대통령으로서 가져야 할 포용적인 태도를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우리가 노무현 후보로부터 얻을 수 있는 토론의 교훈은 다음과 같다.
이러한 교훈을 우리가 잘 이해하고 인식할 때 대선 토론을 바라보는 시각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위 분석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토론, 설득의 기술』을 참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