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을 끌어나는 스피치 오프닝과, 자세
지난번, 대학토론배틀 시즌7 예선1차전에서 '씨리얼' 팀이 했던 3분 스피치를 소개했었는데요.
주제문을 먼저 공개하는 오프닝, 두가지 이유를 이야기하겠다고 밝히고 순차적으로 이야기하는 알기 쉬운 구성으로 청자에게 이정표를 던져주고 이해를 돕는 스피치 방식이었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려는 스피치는 마찬가지로 대학토론배틀 시즌7 예선 1차전, '매너모드' 팀의 스피치입니다.
'매너모드' 팀은 "명절 힐링상품을 기획하라"라는 주제로 스피치를 하게 되었는데요.
우선 '매너모드' 팀의 스피치를 들어보고, 이후 내용구성 방식과, 내용 외적인 요소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http://tv.naver.com/v/1410580/list/101457
'매너모드' 팀은 스피치의 첫 문을 이렇게 엽니다.
대부분의 명절 스트레스라고 하면은,
우리가 일가 친척들이 모인 관계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상상하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오프닝입니다. 청중들이 쉽게 고개를 끄덕끄덕 하면서 들을 수 있겠죠, 그런데 그 뒤로 바로 이어지는 말은 "하지만"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소외받는 이웃들이 받는 명절 스트레스에 집중해보았습니다.
'친척들과의 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우리에게 매우 익숙하고 공감되는 이야기이지만, '소외받는 이웃들의 외로운 명절' 역시 최근 뉴스나 인터넷 등에서 많이 언급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청중은 '매너모드' 팀의 오프닝을 들으면서 공감과 '하지만'이라는 접속어로 인한 긴장, 그리고 다시 공감을 느끼게 되는데요. 이러한 구성 오프닝 구성 방식으로 청중은 더더욱 '매너모드' 팀의 스피치에 몰입하게 됩니다.
* 그 외에도 좋은 스피치를 위한 오프닝 방법 알아보기
독거노인이 125만명이 넘어간다고 합니다
객관적인 수치를 제시하면, 주장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갑니다. 더구나 '소외받는 이웃의 명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매너모드' 팀에게, '독거노인이 무려 125만명이 된다'는 수치는 "독거노인이 정말 많구나, 명절에 외로운 사람이 많구나, 개선되어야 하는 '문제'이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또한, '숫자'로 제공되는 데이터는 전문성까지 갖추게 되는데요, 좀더 논리적인 다툼이 필요한 토론이었다면 이 자료가 언제, 어디에서 조사된 결과인지를 함께 제시함으로써 더욱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바쁜 직장생활 때문에 명절임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을 뵈러 집으로 못내려가는 직장인들도 매우 많아졌습니다.
명절이 외로운 것은 돌봐줄 자식이 없는 독거노인 뿐 아니라, 자식이 미처 찾아오지 못하는 부모, 일에 치여 고향으로 가지 못하는 직장인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어필하는 말인데요. 누구나 한번쯤은 뉴스나 인터넷 등 각종 매체에서 들어봤을 법한 최근의 현실을 소개합니다.
'객관적인 수치'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은 신뢰를 높이고 설득력있게 만들어주는 요소입니다.
'매너모드' 팀 스피치의 초반 구성은 이처럼 청중의 공감을 쉽게 끌어내고, 청중이 몰입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있습니다. 점점 공감하고 빠져들면서 '매너모드' 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들이 제시하는 핵심내용 즉 '명절 힐링상품'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끌려들어가게 되는데요.
청중을 이렇게 몰입시킨 것은 그저 이런 '언어적'인 표현기법 뿐만은 아닙니다.
'매너모드' 팀의 스피치가 끝나고 심사위원은 아주 칭찬합니다.
그리고 흘리듯 말하죠. "딱 서서 배에 힘주고..."
스피치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하려는 '말'에만 집중해서는 안됩니다. 청중은 말의 내용만큼이나 화자의 자세, 태도, 목소리, 표정, 어조, 제스처에도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리얼디베이트에서는 설득잘하는 방법에 대해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득의 3요소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설득에 있어서 가장 크게 받아들이는 것은 에토스>파토스>로고스 순이라고 합니다. 스피치의 논리, 정확성도 물론 매우 중요하지만, 청중이 크게 설득되는 요소는 바로 화자의 신뢰성, 전문성, 호감 등에 있는 것인데요.
'매너모드'팀은 정자세로 서서 배의 힘을 주고 말하는 모습이 심사위원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자신감있어보이게 만들어준 케이스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렸던 '매너모드'팀의 스피치 방법들은, 토론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들입니다.
지나치게 수치만을 나열하거나, 외부의 전문 자료만을 단순 나열로 늘어놓는 것 보다는
청중이 설득될 수 있는 요소, 즉 에토스/파토스/로고스 잘 어우러진 스피치를 한다면
스피치에서도, 토론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