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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시우 Oct 13. 2021

물러진 오이

'마음의 상처'를 대하는 자세 

한 번 물러진 오이는 그 부위를 빨리 도려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오이들도 쉽게 물러질 수 있다.

그런데 나는 그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었다.


아직은 먹을 생각이 없었으므로 그냥 그렇게

물러진 오이를 발견하고도 냉장고에 처박아둔 채 방치했었다.


마치 당신에 대한 물러진 내 마음을 들키기라도 한 것처럼 

보이지 않게 한쪽 구석으로 깊이 밀어두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그 깜빡한 오이를 발견한 나는 

아까움에 아쉬움에 툴툴대곤 했다.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은 

물러진 부위를 발견 즉시 도려냈어야 했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이미지 출처 : 크라우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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