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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시우 Sep 02. 2018

예측가능한 위험부담은 반드시 알려야...

이야기로 보는 부동산판례

부동산 중개 시 예측 가능한 위험부담이 있다면 반드시 고지해야 한다.


[해당 판례]
수원지방법원 2010가단 23599 손해배상(기)


이번 사례는 충분한 확인∙설명을 이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즉 예측이 가능한 위험부담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이유로 손해액의 일부를 책임지게 된 사건이다. 최근 법원의 판례는 법규를 넘어선 부분까지 확인∙설명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재판부의 과실상계 판단에 있어서도 통상 6:4의 비율에서 7:3의 비율로 그 책임이 무겁게 변하고 있는 추세이다. 


당사자관계


 정가한은 최부자 명의의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소재 주상복합건물 3층 중 두 곳에 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임차인으로 이공인과 권중개는 위 임대차계약을 중개하였으며, 김경락은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의 실제 소유자이다. 


사실관계


 다니던 직장의 구조조정으로 인하여 퇴직을 하게 된 원고 정가한은 평소 자신이 꽤 자신하고 있던 국수요리를 바탕으로 국수집 창업에 대한 마음을 굳히게 되었다. 


“나도 이제 장사를 해야겠어. 언제까지 회사에 목메어 살 순 없지. 구조조정이 내게 기회를 주었다고 생각하자. 잘했어. 정가한” 


마침 집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비교적 유동인구가 많은 수원시 영통구 소재 주상복합건물을 알아보던 중 개업공인중개사인 이공인과 중개인 권중개의 소개로 마침 매물로 나와 있는 최부자 소유의 3층의 점포 2칸에 대해 상가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으며, 계약내용은 다음과 같다. 


「임대차 보증금은 총 7천만 원으로 하되 계약금 7백만 원은 계약당일에 지급하며, 월차임 2백 5십만 원은 임대인 계좌로 매월 20일 후불로 입금하기로 한다. 특약사항으로는 임대인이 잔금지급 시까지 경매사건을 취하시키고 1번 근저당권을 말소하기로 하며, 임차인이 인테리어 공사를 하려면 잔금지급 전에 임대인에게 중도금으로 2천만 원을 지급하고 임대인은 임차인에 대하여 인테리어 기간 동안은 월차임을 공제하고 현 매매 진행 중으로 새로운 임대인이 본 계약상 임차인을 승계하는 조건으로 한다.」 


위와 같은 내용으로 계약을 체결할 당시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정가한과 개업공인중개사인 이공인 그리고 중개인 권중개 및 주상복합건물의 임대인 최부자가 함께 자리를 하고 있었다. 이 때 정가한은 이 사건 계약과는 별도로 위 주상복합건물의 전 임차인(가게주인)과 권리금을 1천만 원으로 하는 권리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위 권리양도양수계약의 계약금으로 3백만 원을 전 임차인의 대리인에게 지급하였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대로 틀림없이 별 문제없이 계약되는 거죠?”

“그럼요. 주인이 경매 들어간 것 취하할 수 있도록 돈을 변제한다고 했으니까 걱정마세요. 틀림없이 잘 해결되고 돈도 많이 버실 수 있습니다.”

“사장님만 믿어요. 잘 해결해주셔야 합니다. 퇴직금 모두를 투자하는 거여서 잘못되면 큰일나요.”

“네네 염려 붙들어 두세요.” 


그러나 잔금지급일이 지나도 경매사건은 취하되지 않고 계속 진행되었으며, 매매가 진행 중이라던 계약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밝혀지게 되어 정가한은 중도금 및 잔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개업공인중개사인 이공인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정가한에게 ‘경매사건이 취하되었으니 중도금이라도 먼저 지급하고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해라라고 하여 임차인 정가한은 이공인의 말을 신뢰하고 중도금 2천만 원 및 권리양도양수계약에 따른 잔금 7백만 원을 지급하고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험험 사장님 어차피 해결될 일이니 인테리어 공사를 빨리 진행하는 게 어때요?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마무리하고 일해서 돈을 벌잖아요.”

“아니 그래도 아직 경매가 취하도 안 되었고 새로운 주인도 나타나질 않으니 좀 불안해서요.”

“걱정 말라도 그러네요. 경매가 취하 안 되도 내가 어떻게든 새로운 주인을 찾아 볼테니까 걱정마세요.”

“정말 사장님이 책임지고 경매든 새로운 매수인이든 찾아서 해결하셔야 합니다. 아셨죠? 우리 식구들 생계가 달렸단 말입니다. 그럼 사장님 믿고 인테리어 시작할거에요.” 


인테리어 공사 중 원고는 아무래도 석연찮은 느낌이 들어 자세히 알아본 결과 경매가 취하되었다는 개업공인중개사 이공인과 중개인 권중개의 말은 거짓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때는 늦어 결국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은 제3자에게 매각되어 정가한은 상기 경매사건의 임차인도 아닌 단순 계약자여서 단 한 푼의 금원도 배당받지 못하고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가게)을 명도당하기에 이르렀다.

▲ 인테리어 현장, 본 사건과는 무관함


쟁점사항


 - 임차인 정가한의 주장


 개업공인중개사인 이공인과 중개인 권중개는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의 명의자인 최부자는 경매사건이 취하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으로부터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른 금원을 편취할 목적으로 자신을 기망하였고, 이에 속아 위 계약에 따른 금원 및 인테리어비용 등으로 약 7천여만 원을 지급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위 세 사람은 연대하여 자신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책임질 의무가 있다고 한다.

만일 위 세 사람이 공모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개업공인중개사인 이공인과 중개인 권중개는 부동산중개업자로서 지켜야할 부작위의무를 위반하여 중개의뢰인인 원고를 기망하여 착오에 이르게 한 만큼 손해배상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한다. 


- 개업공인중개사 이공인과 중개인 권중개의 주장


 부동산중개업에 종사하고 있는 자신들은 정가한과 최부자와의 상가임대차계약을 중개하면서 상호 계약서에 서명, 날인을 하기 전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열람하여 ‘경매사건 처리 접수 중’이라는 기재내용에 따른 사항과 근저당권 설정사항 등 등기사항증명전부증명서에 공시된 현황대로 확인∙설명을 하였다. 더 나아가 자신들은 정가한을 대동하고 근저당권자인 은행에 방문하여 경매사건과 관련한 상세한 진행 내용 등 근저당권 설정에 대한 자세한 확인∙설명까지 하였다고 항변한다. 또한 정가한의 형사고소사건의 결과가 말해주듯 자신들은 ‘혐의 없음’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더욱 정가한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없다고 주장한다. 


법원의 판단


 타인의 재산을 다루는 부동산중개업자는 이른바 부동산 거래에 따른 중간자 역할을 수행하는 전문직업인으로 타 자격사에 뒤지지 않는 전문 자격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인중개사법에서 이러한 전문 직업인에게 요구되는 작위의무와 부작위의무를 부여하는 것도 사실 큰 무리가 있다고 보여 지지는 않는다.

본 사건의 쟁점사항인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에 대한 경매사건 취하부분과 근저당권의 해제에 관해 부동산중개업자의 지위에 있는 개업공인중개사 이공인과 중개인 권중개는 공부의 열람 및 은행의 방문 등을 통하여 원고에게 충분한 확인∙설명을 했다고 판단은 되나, 적어도 부동산 거래관련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예측이 가능한 상황에서 이 사건 주상복합건물의 상가임대차계약에 따른 위험부담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따라서 공인중개사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작위의무 위반에 따른 책임이 일부 인정되므로 손해액의 일부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사건은 충분한 확인⋅설명을 이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즉 예측이 가능한 위험부담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이유로 일부 책임을 지우게 된 경우에 해당한다.

최근 법원의 판례는 법과 규정을 넘어선 부분까지 확인⋅설명의 의무를 부과하고있으며, 재판부의 과실상계 판단에 있어서도 통상 6:4의 비율에서 7:3의 비율로 보편성이 변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의무에 비중을 두어 판결에 반영하고 있으므로 중개업무 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판례 : 상가 임차권 매매에 수반한 권리금의 성격 


부산지방법원에서 2006. 1. 11.선고된 2005고정 4159 판결은 상가 임차권 매매에 수반한 권리금 및 수수료에 대한 판단으로 상가 임차권 매매에 수반한 권리금의 매매알선에 관하여 받은 수수료가 구 부동산중개업법상 소정의 중개수수료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었으며, 법원은 중개수수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판례는 구 부동산중개업법이 정한 중개수수료를 제한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보면 정책적으로는 이 사건과 같이 상가의 임대권이 매매에 수반하여 그 권리금의 매매를 알선하는 과정에서 취득한 수수료에 관하여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고는 할 것이나, 형사법의 대원칙인 죄형법정주의 원칙 상 영업용 건물의 영업시설, 비품 등 유형물이나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또는 점포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는 위 법령에서 정한 중개대상물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 점에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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