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카메라를 잡았을 때,
셔터를 누르는 것조차도 어려워했던 제제는 이제 카메라를 제법 능숙하게 다뤄요.
물론 여러 가지를 버튼을 조작해서 의도가 담긴 사진을 찍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렌즈 덮개를 열고 자동 모드에 놓인 카메라로 원하는 피사체를 정확하게 찍을 수 있게 됐죠.
처음에 카메라를 건넬 때, 망가져도 괜찮다고 제제에게 말했습니다. 사용법을 익히고 직접 찍어보라고 준 거니까요. 그때, 이미 카메라의 소유권은 온전히 제제에게로 넘어간 셈이랄까요. 백이면 백, 처음엔 흔들리거나 초점이 없는 사진들 뿐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니 하나 둘 정확하게 찍은 사진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몇 개월이 더 지난 요즘엔 제법 예쁜 사진이 보이기도 합니다.
제제의 이런 성장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는 건 제겐 둘도 없는 큰 기쁨이에요.
또 무언가를 그렇게 건네주고 싶습니다.
고장이 나더라도 괜찮으니까 한 번 만져보라고 말이죠.
아내가 이 글을 읽는 순간, 배우 마동석 씨의 음료수 광고처럼 제게 속삭일 것 같아요.
"여보, 상큼하게 터져 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