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처럼 뒤집어서 생각하기
당신이 들어간 식당이 육개장 맛집인지 확인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두툼한 대파를 골라 한 입에 넣어 씹어보자. 진짜 맛집의 육개장은 (고기가 아닌) 대파가 주인공 되는 육개장이다.
얼큰하게 끓어오른 뽀-얀 주황 국물에 몸을 담그고 나른한 표정으로 얼굴을 내민 육개장 대파는 뜨끈한 국물에 속아 단맛을 내어주고 고기잡내를 떼어내느라 알싸한 체취를 잃었지만 차분한 진녹색 빛깔을 뽐내며 건져냄을 기다리고 있다.
송송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대파
보통의 대파는 어슷썰기, 채썰기, 다지기를 당하며 조연 역할에 그치지만, 맛집 육개장의 대파는 두툼한 토막 썰기로 몸체를 보전하고 육고기를 조연으로 밀어낸다. 고사리 숙주나물과 뒤엉켜 불편한 자리싸움을 하지만 뜨끈한 온탕에 긴장이 풀려 달큰하게 익은 대파의 질감은 육고기가 감히 이길 수 없다.
당신이 들어간 식당이 육개장 맛집인지 확인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두툼한 대파를 하나 골라 한 입에 넣어 씹어보자. 대파의 완성도가 확인되었다면, 그때부터는 마음 편히 즐기면 된다.